▲ 이재정 교육감이 지난 10월 국회 각시도교육청 국정감사에 참석해 증인석에 앉아 있다.

내년 보육대란 현실로... 학부모들 어쩌나...

경기도교육청이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 1조460억 원 가운데 3,898억 원만 편성하고 6,562억 원을 편성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예산에 편성되지 못한 부분은 '유치원 누리과정 1.9개월분 735억 원'과 '어린이집 보육료 전액 5,670억 원', '유치원 무상급식 157억 원' 등으로 모두 비정규 교육과정에 속한 예산들이다.

이들 예산이 편성되지 못한 원인으로는, 현재 시도교육청이 책임져야 하는 예산은 정규교육과정인데 대통령 공약사업인 어린이집 보육예산은 정규교육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세수가 모자란다는 이유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전액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고 있는 실정으로, 매년 재정난에 허덕이던 시도교육청에게는 더 이상의 예산 증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설사 시도 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하더라도, 예산 승인 결정권을 갖고 있는 전국 시도의회에서 이미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승인하지 않기로 잠정 의결했기 때문에 사실상 내년 보육대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내년에는 보통교부금이 감소되기에 세입은 올해보다 3,414억 원이 줄고 나가야 할 세출 요구액은 세입 대비 1조 5,000억 원을 넘기 때문이다.

정부가 경기도교육청에 지급해야 할 내년도 교부금은 올해 8조 4,776억 원에서 내년 7조 9,671억 원으로 5,105억 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누리과정 세출은 교사 급여나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 하면 적지 않게 늘어날 전망이어서 내년 보육대란은 이미 예견되어진 수순이다.

예를 들어, 3세 보육료의 경우 올해 광역지방자치단체가 70% 분담했으나 이마저 시도교육청 몫이 된 것이다.

결국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올해 누리과정 소요액은 지난 2012년 4,045억 원이었으나 내년1조460억 원으로 늘었다.

때문에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유치원 '교육비'는 부담하더라도 어린이집 '보육비'는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조만간 의결할 계획이다.

각 시도교육청은 보육은 법적으로 교육감 소관이 아닌데도 정부가 법률이 아닌 시행령만 바꿔 교육감에게 부당하게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것은 위법한 교육정책이라고 비난했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각 급 학교에 지원하는 학교운영비 총액이 2015년도에는 8,418억 원인데 누리과정비는 1조 460억 원으로 기형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반영하지 못하자 당장 학부모들이 술렁이는 것은 물론이고 도내 각 어린이집들은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울러 학부모들과 유아보육 기관 등에서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각 시도 교육청에 전가하려는 중앙정부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