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성남 중원)이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입법조차 되지 않은 원격의료 예산(세칭 의료민영화를 위한 예산)을 정부가 강행하려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이자 통합진보당 원내 부대표 김미희 의원(성남 중원구)은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입법 절차도 거치지 않은 원격의료 예산을 달라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이미 반영된 이 부분 예산을 반드시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희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는 예산심사과정에서 원격의료제도화기반구축 등 의료민영화 관련 항목 예산삭감 의견을 냈으나 보건복지부는 아직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원격의료의 근거법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개정 뒤에 쓰일 예산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것이 보건복지부 입장”이라며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정지었다.

김 의원은 “현재 추진 중인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졸속과 부실 투성이”라고 지적하고 “체계적인 준비과정 없이 일정을 급하게 잡고 사업기간을 6개월로 정하여 단기간에 효용성과 문제점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우리 국민건강에 심대하게 끼칠 악영향에 대해서 과연 6개월 동안 충분한 검증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나아가 “이렇게 된 데에는 정부가 보건의료계, 정치권, 국민 다수의 원격의료반대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라며 “시범사업 진행도 원활치 않은 가운데 예산부터 먼저 책정하고 입법을 밀어붙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원격의료예산을 삭감해야 하며, 그래야 우리국민을 의료민영화의 폐해로부터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지방의료원의 재정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국고보조는 입법 없이는 안 된다고 하면서 예산을 세우지 않았으면서 의료민영화의 전초격인 원격의료사업과 관련된 예산은 입법 없이 편성하는 것입니다. 공공의료기관의 적자를 착한적자라고 말한 박근혜 정권의 두 얼굴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재정을 갉아먹고, 서민의 의료장벽을 더욱 더 높일 의료민영화 정책을 철회하고,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공공의료 활성화가 복지 대한민국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이번 예산안 심사를 통해서 의료민영화 정책과 관련된 예산을 반드시 삭감하고 의료재앙의 싹을 자르겠다”고 단언했다.

김미희 의원은 또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의료민영화를 입법조차 하지 않고 예산이 필요하니 달라는 것은 나중에 입법 절차와 관련 행정을 모두 처리할 것이니 예산부터 미리 달라는 것인데, 이는 명백한 불법이고, 법치주의에도 어긋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의 이런 불법적이고도 억지에 대해 예산을 삭감하는 수 밖에 없다. 반드시 예산을 삭감해서 의료민영화를 저지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