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춘 국가 보훈처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 보훈처 사업 예산이 삭감되자 이에 불만을 품고 반발, 정우택 정무위원장을 찾아가 고함을 지르고 서류는 내팽개치며 탁자를 내리치는 등 난동을 벌여 논란에 휩싸였다.

박승춘 보훈처장은 지난 13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장진호 전투' 기념비 건립사업 예산이 삭감된 사실을 알고 곧바로 정무위장실을 찾아가 정우택 정무위원장(새누리 61 청주시 상당구)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정무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승훈 보훈처장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손에 들고 있던 서류 뭉치를 바닥에 내던지고, 탁자를 손으로 힘껏 내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현장을 목격한 여당 의원 다수가 박 처장에게 강력히 항의했고 박 처장은 이후 정무위 회의에서 "죄송하게 됐다"며 사과했다.

사건의 발단은, 6·25전쟁 당시 미군과 중공군 사이에 벌어졌던 장진호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보훈처는 총사업비 6억원(한국 5억원, 미국 1억원) 규모로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에 기념비를 건립할 계획을 세웠으나 야당 의원들이 "미국에 장진호전투 기념비가 이미 3개나 있는데 또 세울 이유가 없다"며 이날 새벽 정무위 예결산소위에서 삭감 처리됐다.

박승춘 처장은 정우택 위원장에게 "이 사업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데 예산을 깎느냐"며 탁자를 내리치고 고함을 치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산소위 상황을 몰랐던 정 위원장은 다소 당혹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여당 의원들은 마침 위원장실에 들어온 박 처장에게 자초지종을 물었고, 박 처장은 "너무나 중요한 사업이라 감정이 북받쳐서 흥분했다"고 해명 했다.

박승춘 보훈처장은 19대 국회 상반기에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문제'와 '대선개입 논란' 등으로 세간에 비난을 받은 적 있으며, 세월호 사고 직후인 5월 11일에는 "미국은 9.11 사태가 났어도 대통령이나 정부를 공격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큰 사건만 나면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산 적도 있었다.

박승춘 보훈처장의 이같은 망동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15일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보훈처장이 이처럼 황당한 행동과 발언을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지만 국회 예산권과 관련해 이처럼 행동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나아가 "여야 의원들을 만나 나라사랑교육과 관련해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연기 여론이 개선된 것이 자기 덕분이라고 우겼다는데, 한 나라의 각료가 온 나라를 이념공방으로 몰아넣고 이처럼 자화자찬할 수 있는지 딱하기 그지없다"며 "이제 국민들은 박 보훈처장에 대해 인내심이 바닥난 상태"라고 비난의 각을 세웠다.

김 대변인은 나아가 "더 이상 보훈처장의 좌충우돌 원맨쇼를 봐줄 이유도 없다"며 "박근혜정부의 각료이니 박근혜 대통령이 주의를 주든지, 해임하든지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