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독재자 영화포스터

10월 30일 나의 독재자가 개봉했다.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일성 역할을 대신하게 된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모시고 살게된 아들의 에피소드를 다룬 이영화는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주제를 감동적이면서 내면의 소소한 감정까지 잘 표현해 낸 영화입니다.  김일성역으로 배역을 맡게된 아버지는 배우라기 보다는 포스터나 붙이는 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었지만 그런 그에게 우연하게 기회가 왔고 보기좋게 배역을 따내게 되었습니다.  아들앞에서 연기도중 실수를 하게 된 아버지는 공연을 망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오디션제의가 들어왔고 여러가지 이상한 조건에 부합 된 이 아들의 아버지는 이 오디션에 합격하게 됩니다. 합격조건은 무명배우이어야 하고 연기를 너무 잘 해서는 안되며 비밀유지를 위해 입이 무거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하게 되고 군사정권시대였던 당시 오디션합격자들은 모두 지하실과 같은 곳으로 끌려가 이유없이 폭행을 당하고 고문을 당하게 되면서 빨갱이라는 자백을 하도록 강요받습니다. 아버지인 '성근'(설경구 분)씨도 똑같은 일을 당하지만 진심어린 반성으로 진정성을 인정받아 오디션의 최종 합격자로 결정되게 됩니다.  역할은 바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대역이 되는 역할이었습니다. '성근'씨는 자신에 배역에 몰입하게 됩니다.  당시 김일성의 말투나 제스처, 체격 하나하나까지 똑같이 되도록 많은 학습과 연습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성사직전에 있던 남북정상회담이 무산되면서 그가 하던 연습도 막을 내리게 됩니다. 회담 개최가 무산 되었지만 배우 '성근'씨는 김일성 배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맙니다. 자신이 실제 김일성인것처럼 지내게 됩니다. 

▲ 나의 독재자 '성근' 역을 맡은 배우 설경구

시간이 20년 흐르고, 아들 '태식'(박태일 분)은 외체차를 몰고 다니고 행색은 성공자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채무로 고통받는 빚쟁이었습니다.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의 고위 간부로서 활동하면서 투자자들을 모으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버지 '성근'은 요양원에 있는 상태이고 빚 독촉으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아들 '태식'은 이 모든 현실을 아버지 '성근'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 아들 '태식'에게 기회가 찾아옵니다. 자신이 잘고 있는 집에 땅값이 오른다는 사실을 입수하게 됩니다. 집을 팔아 빚을 청산하기로 결심한 '태식'은 부동산 매매를 위해서 아버지의 인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아버지 '성근'과의 불편한 동거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본인이 김일성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는 아버지를 모시고 살면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맙니다. 아버지는 김일성이 되어 진심으로 인민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누구보다 자식을 사랑했던 권위적인 모습의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다시한 번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이재훈 기자  patong@korea-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