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땅콩 회항’ 논란을 일으킨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대한항공에 대해선 운항정지 혹은 과징금 부과 등의 행정처분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는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한 국토부 조사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비판에 따라 ’봐주기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토부는 지난 5일 뉴욕공항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램프리턴' 사건과 관련, 조 전 부사장을 항공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16일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이 조사과정에서 승무원을 향해 막말·폭행 사실은 부인했지만, 일부 승무원 및 탑승객의 진술 등에서 고성과 폭언이 사실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이 항공보안법의 '승객의 협조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국토부 조사과정에서 폭행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항공법에 대한 적용여부는 법리적 판단을 따르게 된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과 박창진 사무장이 조사과정에서 폭언은 없었다고 말한 것은 허위진술로 항공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입장이다.

사건 피해자들이나 사건을 목격한 탑승객에게 거짓 진술을 회유한 대한항공의 행위도 항공법에 규정된 '검사의 거부·방해 또는 기피'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 박창진 사무장 등의 허위진술은 항공법(질문에 답변하지 않거나 거짓을 답변) 위반이며, 안전운항을 위한 기장의 승무원에 대한 지휘·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은 항공법(운항규정을 지키지 아니하고 항공기를 운항)를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법에 따른 운항규정을 위반한 대한항공에 대해 '운항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는 국토부가 운항정지 등 강도높은 제재방침을 내린 것은 조사단에 대한항공 전 직원이 포함되는 등 공정성 시비가 인 데다, '봐주기, 물조사 논란'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구체적인 적용방안은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조치할 예정이지만, 취재결과 운항정지 21일이나 과징금으로 대신할 경우 14억4000만원을 부과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가 없었던 만큼 대한항공과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구체적인 처분 내역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사도 진행하기 전에 처분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필요한 후속조치를 진행할 예정이고, 필요시 검찰과 긴밀히 협조해 기장·승무원에 대한 보강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