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교문위 소속 야당 간사 김태년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성남 수정구)이 지난 2014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황우여 교육부장관을 향해 현안질의를 하고 있다.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朴 대통령은 교육에 대한 국가 책무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
“자녀의 희망 사다리 걷어차고, 국가 미래를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 넣는 발상”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야당 간사 김태년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성남 수정구)은 26일 성명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학생 수가 계속 감소하는 등 교육환경이 크게 달라졌는데도 학교 통폐합과 같은 세출 효율화에 대한 인센티브가 전혀 없다’는 발언과 ‘내국세가 늘면 교육재정 교부금이 자동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현행 제도가 과연 계속 유지돼야 하는지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내용에 대해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다.

김태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서민 자녀의 희망 사다리를 걷어차고, 국가 미래를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넣을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서두부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태년 의원은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의 취지는 최저임금과 마찬가지로 국가 경제가 어떠한 어려움에 빠지더라도 최소한 이 정도는 국가 재정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마지노선을 정한 것일 뿐”이라며 “이는 수십년전부터 ‘석유한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 사람만이 자원인 나라’라는 주장 속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루어진 것인데, 그 상황에서도 국가의 재정 규모가 약해 대한민국은 유치원부터 대학교육까지 과도하게 사립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김태년 의원은 나아가 “당장 2014년 2015년 예산 편성을 보더라도 교육재정은 제자리이거나 줄어들어왔다”고 폭로하고 “MB정부 출범 이후 국가재정이 나빠지면서 교육재정도 마찬가지로 나빠졌다. 다만 훨씬 더 나빠지는 것을 막았을 뿐인데, 기재부와 청와대만은 그것조차 양이 안차는 모양”이라고 청와대와 정부를 싸잡아 맹렬히 비난했다.

김태년 의원은 또한 “지금도 학교 현장에는 학급당 학생수 35명, 40명이 넘어서는 학교가 수두룩하다”며 “아무리 국가 재정이 열악한 나라들도 학급당 학생수는 20명 수준을 유지하고, 사립보다는 국공립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국민교육에 대한 대통령의 의식수준을 한껏 비판했다.

김태년 의원은 이에 곁들여 “지난 예산 편성 과정에서 확인했듯이 정부의 재정 수요 예측은 지방교육재정에서만 2015년 10조원을 구멍냈다”고 폭로하고 “여기다 누리과정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을 통째로 지방교육재정에 전가시켰다”며 “시도교육청의 재정은 바람 앞의 등불이다. 고교무상교육은 올해에도 포기했다. 전 국민이 동의한 무상급식을 포기하고 거기에서 돈을 빼자고 정부가 나서서 주장하는 얼토당토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데도 청와대가 나서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규모를 줄이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하여 일갈했다.

김태년 의원은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은 왜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본 적이 있는가? 지금 정부가 고민해야할 일은 근본적으로 왜 출산율이 저하되는 가이다. 이런 저출산 상태가 앞으로도 지속되면 대한민국의 전체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물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도 어렵다”며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청년이 줄어들어 국방의 문제가 생기고, 노인인구를 부양할 젊은 층이 줄어들면 건강보험과 연금재정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저출산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은 교육재정만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국가의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국가의 지속가능한 유지•발전에 큰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고 단정지었다.

김태년 의원은 끝으로 “일반 국민들은 ‘막대한 복지지출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문제가 그대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애를 낳으라는 것이냐’고 묻고 있다”며 “진정 사회의 통합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줄어드는 학생수를 어떻게 늘릴 것인지, 나아가 적절한 규모의 재정을 어떻게 더욱 확충하여 학생 교육의 질을 OECD 평균 수준으로라도 높이고 국가의 미래를 설계할 것인지 더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어설픈 지방교육재정 축소 논의는 당장 그만두고, 재정 확충 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하길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국회 교문위 소속 김태년 의원은, 지난 2014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황우여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교육정책의 실패와 장관의 허위진술 내지 거짓자료 제출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며 황 장관으로 하여금 잘못을 인정하게 했으며, 철저한 상임위 국정조사 준비로, 정부와 여당에서는 국정감사 기피대상 1호로 지목되기도 했다.

또한 작년 년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진통을 겪던 예산들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누리보육과정 예산을 정부가 슬그머니 지자체로 떠넘기려하자, 김태년 의원은 정부와 여당에 대한 온몸 저지와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 경기도 이재정 교육감 등 진보성향의 교육감들과 연합해서 좌충우돌 협상과 투쟁을 반복한 끝에 누리과정예산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형태로 결론 낸, 협상력과 투쟁력을 동시에 갖춘 정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