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여경들, 부산-서울서 이틀간격으로 각각 자살시도 시민 구조

조희선 기자l승인201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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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미나 순경(왼쪽)·김아름 순경

[한인협 = 조희선 기자] 지난달 처음 경찰 정복을 입은 새내기 여경 2명이 부산과 서울에서 자살을 시도하던 시민 2명을 이틀 간격으로 각각 구조했다.

두 여경이 시민의 목숨을 구한 시각은 똑같이 오후 7시40분. 한겨울 어둠이 깔린 시각, 새내기 여경들의 침착한 대처와 진정성 있는 설득이 생과 사의 문턱에 선 시민의 목숨을 구했다.
 
지난 2월17일 오후 7시3분. "딸이 목숨을 끊으려고 한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첫 출근한 부산 남부경찰서 광남지구대 소속 유미나 순경(33)은 선배들과 함께 순찰차를 타고 수영구의 한 아파트로 향했다. ㄱ씨(33·여)는 13층 옥상 난간에 서있었다. 유 순경은 ㄱ씨가 동갑내기라는 얘기에 '친구를 반드시 살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유미나 순경(왼쪽)·김아름 순경119 구급대원들이 안전매트를 설치하는 동안 시선을 돌리는 게 첫번째 임무였다. 옥상에 도착하자마자 유 순경은 등을 돌리고 선 ㄱ씨를 향해 "고민 있으면 들어주겠다. 내려와서 얘기 좀 하자"고 말을 건넸다. ㄱ씨는 잠깐 돌아본 뒤 "할 얘기 없다. 가라"고 쌀쌀맞게 답했다. 유 순경은 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또래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게 ㄱ씨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다.
 
오후 7시25분. 현장에 도착한 ㄱ씨 어머니가 울음을 터뜨렸다. 유 순경은 ㄱ씨에게 "엄마를 봐서라도 한번 더 생각하라. 가족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유 순경은 ㄱ씨와 어머니의 대화를 중개했다. ㄱ씨 목소리가 달라졌다고 느낀 유 순경이 "가까이 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7시40분. 30분간에 걸친 설득 끝에 ㄱ씨가 마음을 돌렸다. 유 순경은 ㄱ씨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ㄱ씨는 "10년 전 교통사고로 두 달간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났다"며 "최근 직장 문제로 우울증이 생겼고, 20㎏ 이상 체중이 불어 무기력증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유 순경도 수험생활을 하며 힘들었던 과거를 고백했다.
 
이틀 뒤인 19일. 순찰차를 타고 마포에서 여의도 방면으로 복귀 중이던 서울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 소속 김아름 순경(30)은 술에 취한 채 마포대교 차도 위를 거닐던 ㄴ씨(78)를 발견했다. 김 순경은 ㄴ씨에게 "댁으로 모셔다드리겠다"고 했지만, ㄴ씨는 싫다고 했다. 김 순경의 거듭된 설득에 ㄴ씨는 "명절인데 가족들도 못 보고 너무 처량해서 술을 많이 마셨다"고 말했다. ㄴ씨를 구조한 김 순경은 "할아버지, 기운 잃지 말고 용기 내서 사시라"고 말했다. 시곗바늘이 오후 7시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김 순경은 앞서 이날 낮 12시53분쯤 마포대교 철재 난간에 매달려 있는 ㄷ씨(42)도 구했다. 발견 당시 ㄷ씨의 몸은 한강을 향해 절반 정도 기울어져 있었다. 김 순경은 "무조건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김 순경은 이날 출근 나흘째였다.

조희선 기자  hscho@kore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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