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안현아 기자] 서울 송파경찰서는 허위로 서류를 꾸며 국가보조금을 챙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직원 김모(38)씨와 명의를 빌려준 유명 케이블방송업체 소속 프로듀서(PD) 김모(37)씨 등 15명을 특가법상 사기 및 보조금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준정부기관인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직원은 외주제작업체를 운영할 수 없다는 규정을 알고도 친구에게 명의를 빌려 업체를 설립한 뒤 근무시간에 인터넷 등을 통해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에게 명의를 빌려준 방송사업자들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지원을 받을 경우 외주제작업체에게 의뢰하면 안 된다는 규정을 위반한 채 김씨가 운영하는 외주제작업체에 제작을 의뢰한 뒤 직접 제작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 관계자는 "일부 방송사업자들은 국가보조금인 방송통신발전기금이 지원되는 사업에 선정되면 규정을 무시한 채 이를 외주업체에 의뢰한다"며 "이를 통해 제작비의 일부를 수정명목으로 돌려받거나 저작권 등을 소유하는 등 불합리한 관행이 방송계에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에 경찰은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직원 김씨는 친구 이모(38)씨 명의로 외주제작업체를 설립·운명하면서 지난 2012년부터 2년여간 방송사업자의 명의를 빌려 방송 프로그램 제작 기획서와 지원서, 계약서 등을 허위로 꾸며 국가보조금 10억7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방송프로그램제작지원 사업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이용해 지상파와 채널사용사업자, 케이블방송국 등의 제작 여건 등을 개선하기 위해 지원되는 사업이다. 한국방송통신진흥원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위탁받아 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연간 140~170억원을 제작비로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