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른 장마에 이은 올 봄 가뭄으로 인해 충주호(청풍호)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메마른 호수 바닥 위에 고깃배들이 덩그러니 놓여있고, 고기를 잡기 위해 쳐 놓은 그물도 말라붙었다.

옛 단양의 중심지였던 단성면 일대는 30년전 수몰됐던 터까지 모습을 드러내고, 바닥은 메말라 갈라졌다.

낮은 수위 탓에 배를 띄우지 못하는 날이 점차 늘고있으며, 내수면 어업인들은 사실상 ‘휴업’상태다.

한 어업인은 "단양의 어업 종사자 18명 중 현재 작업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어렵게 나가더라도 그물이 바닥에 걸려 다 망가지는데 어찌하겠느냐"고 토로했다.

22일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관리단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충주호(제천지역 명칭은 청풍호)의 수위는 만수위인 141ｍ에 23ｍ나 모자란 118ｍ에 그쳤다. 이는 1985년 충주댐 건설 이후 역대 세 번째 최저 수위다. 역대 최저 수위인 1997년 113ｍ와도 불과 5ｍ 차이에 그치고 있다.

현재 충주호에는 충주나루터의 충주호관광선㈜, 제천 청풍나루터의 청풍관광산업㈜, 단양 장회나루터의 충주호유람선㈜ 등 3개 업체가 각각 관광선을 운영 중이지만 현재보다 수위가 더 낮아진다면 관광선을 더는 띄우기 어렵게 된다.

이들의 중형 선박과 쾌속선 등은 충주호의 수위가 최소 116ｍ 이상이어야 운항할 수 있다. 관광선 업체가 영업을 중단하면 인근 식당이나 상점가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관광 유람선 업체는 물론, 인근의 식당들도 생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범정부 차원에서의 적절한 대책이 시급하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충주댐 방류량을 줄여 수위가 더 이상 낮아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수공의 실시간 댐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충주댐의 최저 수위는 120.2ｍ인 가운데 총방류량 1만164㎥/sec였다. 반면 최저 수위가 127.4ｍ였던 전년 같은 기간 총방류량은 9천838㎥/sec로 오히려 적었다.

충주댐의 방류량을 결정하는 한강홍수통제소의 관계자는“충주댐은 같은 한강수계인 소양댐과 연계 운영되기 때문에 현재 수위와 별개로 상대 댐의 상황에 따라 방류량이 다를 수 있다”며“현재의 방류량은 한강 일대 용수 수요를 고려한 최소치”라고 설명했다.

이어“다만 전국적인 가뭄으로 여러 피해가 예상돼 정부 차원에서 전반적인 용수 공급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이달 말까지 비 소식이 없겠다며 가뭄은 쉽게 해갈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