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경남 사천경찰서는 "아버지가 도와주지 않는다"며 아버지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강모(33)씨와 강씨의 누나(35)를 구속하고 범행을 공모한 이들의 어머니 김모(61)씨를 조사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어머니(61)도 같은 혐의로 붙잡아 가담 정도를 조사하고 있다.

A씨 등은 지난 1일 오전 6시께 사천시내 집 마당에 있는 아버지(68)를 전기충격기를 사용해 넘어뜨리고 가스분사기를 얼굴에 분사한 뒤 각목과 철근 등으로 마구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버지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버지 강씨는 사천곤 곤양면의 평범한 농부였으나 가정적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은 경기도에서 일정한 직장이 없어 원룸에 살고, 딸도 충남 청주에서 달셋방을 살았으나 방세가 5개월이나 밀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강씨 남매는 30대가 중반이 됐으나 특별한 직업이나 결혼도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에 남매는 지난 설부터 아버지에게 논 등을 팔아 경제적 도움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아버지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심지어 어머니 김씨에게도 생활비를 주지 않아 수개월째 딸집에 얹혀 살 정도였다. 

아버지의 태도에 심한 배신감을 느낀 강씨 남매는 아버지를 살해키로 마음먹고 공모에 들어갔다. 

딸은 지난달 13일 범행을 실행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 집으로 가면서 읍내에 들어 고독성의 농약을 구입하고 수면제도 처방을 받아 준비했다. 딸은 아버지가 수면제를 탄 커피를 마시고 잠들면 농약을 먹여 살해하려 했으나 혹시나 깨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실행에 옮기는데는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 김씨가 마음이 바뀌어 남편에게 "남매를 조심하라"고 귀띔을 했다. 

결국 아들이 지난달 30일 아버지 집으로 내려와 누나와 범행을 다시 공모한 뒤 다음날 아침 인터넷에서 구입한 전자충격기와 가스 분사기 등으로 함께 살해를 시도했으나 결국 미수에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공모한 어머니가 변심을 했다고 보고 부모 사망시 재산 상속이 어떻게 되는지 상담까지 받았다"며 "남매는 어머니가 주범이라고 주장하고 어머니 김씨는 공모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