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수원삼성, 제주Utd 상대로 1대0 승리


▲ 결승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수원 삼성의 염기훈

[한인협 = 유찬형 스포츠전문기자] 선선한 바람과 화창한 햇살이 5월 16일 토요일 낮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을 반겼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수원과 제주의 경기를 보러온 팬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이날은 수원삼성 창단 20주년을 맞아 수원 구단이 진행하고 있는 레전드 데이의 일환으로 수원 삼성의 초대 감독인 김호 감독이 경기장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다른 때보다 나이 많은 팬들이 눈에 자주 띄었다.

김호 감독은 하프타임 팬들과의 인사시간을 통해 “20년을 축하한다. 여러분의 성원에 우리가 잘해가고 있는 것 같다. (팬 여러분들)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오늘 제주와의 경기를 앞두고 수원은 승리가 절실했다. 지난 수요일 펼쳐진 전남과의 FA컵 경기에서 2대0으로 앞서다가 연이은 실점에 이어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면서 3일 간격으로 열리는(FA컵 vs전남, 리그 vs제주, AFC 챔스 vs 가시와) 지옥의 3연전 시작부터 삐걱거렸기 때문이다. 수원 선수들과 서정원 감독은 오늘 경기를 잡아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제주도 수원만큼이나 승리가 절실했다. 최근 수원과의 5경기에서 1무 4패로 절대적 열세에 빠져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원정경기 무승도 벗어나야 했다. 로페즈, 까랑가, 강수일 등 빠른 공격수를 앞세우고 윤빛가람이 날카로운 패스로 이들을 지원하게 했다. 알렉스, 오반석으로 이어지는 단단한 수비진도 내보내며 베스트 멤버를 내보냈다.

경기는 홈 팀 수원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잡아가는 가운데 제주가 역습을 노리는 식으로 진행됐다. 수원은 염기훈, 고차원의 빠른 발을 활용하여 제주의 측면을 노렸다.

전반 2분만에 아찔한 사고가 날 뻔 했다. 제주의 정영총이 수원의 미드필더 오범석과 크게 부딪혔다. 오범석도 부딪히자마자 정영총의 부상을 인지하고 바로 정영총에게 다가가 의식을 확인하고 의료진을 다급히 불렀다. 수원 서포터즈도 응원을 멈추고 부상 선수의 회복을 지켜봤다. 이 후 앰뷸런스를 타고 정영총이 떠나자 관중들은 박수로 위로했고, 곧 경기가 재개됐다. 전반 2분만에 정영총이 나가고 심광욱이 교체되어 들어왔다.

부상 선수가 나가고 다시 경기가 안정적으로 진행되자 수원은 제주를 강하게 몰아 부쳤다. 고차원과 염기훈이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간을 만들었다. 중앙의 권창훈과 이상호가 그 공간을 파고 들며 골문을 노렸다. 전반 15분 권창훈이 염기훈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며 침투했지만 수비에 걸렸다. 권창훈이 수비에 걸리며 공이 흘러나오자 이상호가 지체없이 슈팅을 날렸지만 이 역시 수비수 맞고 굴절됐다. 최근 짠물 수비를 보여주는 제주의 수비가 빛난 순간이었다.

제주는 탄탄한 수비를 보여줬지만 공격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강수일, 까랑가, 로페즈 등이 빠른 발을 갖춘 공격수들이 전진했지만 이들에게 이어지는 패스가 아쉬웠다. 구자룡, 연제민 등 수원의 중앙수비들의 몸을 던진 수비와 미드필더 오범석의 적극적인 수비가담에 힘을 잃었다. 전반전에 제대로 된 슈팅 한번 날리기 힘들었고, 추가시간에 들어서야 강수일의 패스를 받은 로페즈가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옆으로 빗나가고 말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제주가 공격진에 변화를 꾀했다. 까랑가를 뺴고 진대성을 투입했다. 강수일을조금 더 전진 배치하고 진대성을 측면에 위치시켰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여러 차례 코너킥 찬스를 얻어내며 효과를 보는 듯 했다. 그러나 마무리 슈팅에 아쉬움을 보이며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첫 골은 수원에서 터졌다. 후반 11분 이상호가 오른쪽을 침투하며 얻은 프리킥 기회를 염기훈 살려냈다. 염기훈은 최근 절정의 감각을 뽐내고 있는 왼발의 날카로움을 드러냈다. 강하고 빠른 프리킥에 제주 수비가 당황하는 사이 어느 새 공은 김경민 골키퍼를 통과해 첫 골로 이어졌다.

첫 골이 터지자 수원은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권창훈을 빼고 백지훈을 투입했다. 다음 주 있을 가시와전을 대비함과 동시에 백지훈의 노련함을 이용해 경기를 안정적으로 끝내겠다는 의지였다.

후반 24분 제주는 심광욱을 빼고 박수창을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카드를 활용했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공격력을 되살리려 했다. 그러나 수원의 수비를 뚫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수원의 날카로워진 공격을 막는데 급급했다.

후반 28분 이상호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카이오가 침투하며 강한 왼발 슈팅을 날리며 결정적인 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김경민 골키퍼의 손에 걸리며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수원은 불 붙은 공격력에 마지막 방점을 찍기 위해 카이오를 빼고 정대세를 투입했다. 정대세 투입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31분 정대세의 헤딩 패스를 받은 고차원이 10여미터를 혼자 치고 가며 슈팅으로 연결시켰다. 관중 모두가 골을 예상한 순간 제주 골키퍼 김경민이 또다시 막아냈다. 김경민 골키퍼는 오늘 경기 제주 선수 중 단연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후반 막판 들어 수원 수비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제주가 후반 39분 오늘 경기 가장 위협적인 슈팅 찬스를 잡았다. 교체 투입된 박수창이 순간적으로 헐거워진 수원 중앙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며 일대일 찬스를 맞았고 날카로운 땅볼 슈팅을 날렸다. 슈팅은 정성룡을 지나쳤지만 골대 옆을 종잇장 차이로 빗나가며 골 기회를 놓쳤다. 강수일 역시 이어진 공격 기회에서 왼쪽을 파고들며 슈팅을 날렸다. 이 역시 아쉽게 옆으로 살짝 빗나가긴 했지만 수원 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제주의 연이은 공격이 있은 후 추가시간 3분이 주어졌다. 수원 선수들의 승리를 위한 간절함이 집중력을 되살렸다. 남은 3분을 보내며 경기는 결국 1대0 수원의 승리로 종료됐다.

유찬형 기자 cyyu@kimcoo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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