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정유경 기자] 지난 8일 금요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이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발언으로 이어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이후 십 여일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 혼란스러움은 진행형이다.

주승용, 정청래 두 최고위원은 ‘사퇴’ 발언 이후 열린 지난 11일 월요일 최고위원회의에 나란히 불참하였으며, 이 날 주승용 위원은 여수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의 발언이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 부적절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정 의원은 주 의원에게 직접 사과하기 위해 여수로 내려가기도 했으나 당일 만남이 불발됐다.

이 사태가 쉽사리 진화되지 않으리라는 전운이 감돌던 지난 12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일부 당원이 정청래 최고위원을 윤리심판원에 제소했다. 최고위원으로서 언행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였다.

이후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는 결국 정청래 의원에게 사실 상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고 이에 정 의원이 응하며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18일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이후 광주 모처에서 주승용 의원과 단독으로 1시간 40분 가량 회동했으나, 주 의원은 끝까지 최고위원으로의 복귀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문 대표와 회동 직후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문 대표에게 사퇴 철회와 복귀를 권유받았지만 제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표에게 친노 수장이 아닌 비노 수장이 되겠다는 각오로 당 혁신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며 “패권정치 청산과 계파 기득권 내려놓기는 당 혁신의 출발이다. 지금 우리 당에 이것 이상의 혁신은 없다”고 말했다. 

이후 주 의원은 19일 여수시청에서 열린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여수지회 안보결의대회 참석 직전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표가 계속 복귀를 요청하고 있지만 내가 만약 복귀를 한다면 나는 두 번 죽는 일이다”는 사퇴를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내비쳤다.

전남지역 평당원 60여명은 주승용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청원서를 윤리심판원에 19일 제출했다. 

이들은 “주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으로서 본분을 망각한 채 호남과 비호남의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친노·비노 프레임으로 분열과 분당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하며 “많은 호남 당원들은 공천권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당이 혁신과 단합을 통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승리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앞서 윤리심판원에 제소되어 오는 20일에 재심을 앞두고 있는 정청래 의원에 대한 징계 재고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신기남, 박기춘 의원 등으로부터 높아지고 있다.

주승용 의원의 최고위원으로의 복귀는 새정치민주연합이 4·29 재보선 패배 이후 당이 분열로 가는 것이 아니라, 당의 단합과 화합으로 종래에는 혁신에 이르는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호남민심도, 새정치민주연합 당원들도 모두 한 마음으로 바라는 것은 결코 어떠한 이유로라도 당이 분열하고 싸우는 모습이 아니라, 이 난관을 함께 마음을 모아 잘 헤쳐나가 끝내 혁신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표의 삼고초려에 주승용 최고위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이 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