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정유경 기자] 청와대에서 신임 총리 후보자로 황교안 법무부 장관(58)을 지명했다. 지난달 27일 이완구 전 총리의 사퇴 이후 25일 만이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황 총리 후보자에 대해 “대구고검장, 부산고검장 등 검찰 내 주요 보직을 거쳤고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 장관 직무를 수행해오면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다”며 “사회 전반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 새 한국을 만들고 정치개혁을 이룰 적임자”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덧붙여 “지금 우리의 현실은 경제 재도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과거부터 지속돼온 부정과 비리, 부패를 척결하고 정치개혁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에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지 하루 뒤 열린 22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는 “황교안 내정자는 법무부 장관동안 극심한 이념 갈등은 부추기고 공안정치로 야당과 국민을 협박해왔다”고 말하며 황 총리 후보자가 “장관으로도 부족했는데 총리라니 어불성설이다”라며 반대했다.

또한 문 대표는 “총리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해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황 총리는 이에 부적격함을 밝히면서 “국민들은 소통을 요구하는데 대통령은 여전히 불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라 대통령의 눈높이에 맞춘 인사”라고 지적하며 황 후보자에 대해 “국정원 대선 개입사건과 국제적 망신 초래한 간첩 조작사건에 깊숙이 개입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평가가 있음을 언급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공안 중심의 총리가 들어서면 이제 통합과 소통의 정치보다는 강압과 공안통치를 통해 국민을 협박하는 불소통·불통합의 정치를 할 것이기 때문에 저는 국민을 위해서 분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며 강력하게 주장했다.

또한 황 총리 후보자의 과거 이력에 대해 “4·19 민주화운동을 혼란으로, 5·16군사 쿠테타를 혁명으로 표현하고, 병역 면제 의혹. 1년5개월 동안 16억원이나 되는 거액의 수임료로 전관예우 의혹”이 있다면서 앞으로 있을 청문회에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민생총리, 화합총리, 소통총리를 요구한 민심에 사실상 공안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라며 비판했고, 오영식 최고위원 역시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 경제를 살려달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한 인사”라고 비난하며 “국민의 목소리가 대통령께 그저 우이독경이고 마이동풍”이라고 주장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 2년은 말 그대로 총리잔혹사”라고 말하며, “대독총리, 의전총리, 다음에 공안총리가 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추미애 최고위원은 “장고 끝에 방패용 총리를 구하셨냐”고 반문하며, 그 동안 있었던 세월호 사건, 성완종 리스트 수사 등에 있어서 황교안 장관의 ‘공안통 주특기’를 언급하며 “책임총리가 아닌 하청총리, 하명총리, 그런 총리를 우리는 거부한다”며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밝혔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에게 ‘공안 총리’라는 별칭이 붙은 까닭은 그가 법무·검찰 내의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결국 부정부패 척결과 고강도 정치개혁을 통한 비정상화의 정상화라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을 보인다.

황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가 오는 26일 화요일에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22일 밝혔다.

이미 2013년 법무장관 후보자로서 청문회를 한차례 열린 적이 있어 황 후보자나 여야 의원들은 우선적인 쟁점으로 검찰 퇴직 후 대형로펌에서 1년5개월 동안 16억의 소득을 올린 ‘전관예우 논란’이나 피부병을 이유로 한 병역면제 판정, 종교 편향 발언 등을 검토하게 된다.

또한 법무부 장관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과 간첩 조작사건 등 검찰 수사를 둘러싼 논란도 제기될 수 있고, 또한 두 번이나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시켰다는 이유로 두 차례나 해임 건의안을 받은 적도 있어 총리 후보자로서의 자질에 논란이 될 수 있다.

한편 황 총리 후보자 내정을 앞두고 야당의 비판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정쟁으로 흐르지 않도록 하자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