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월드컵 지역예선 당시 경기 펼친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한인협 = 장문기 해외스포츠전문기자] 히딩크 감독이 결국 물러났다. 30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거스 히딩크(68) 감독이 전격 사임했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친선경기를 포함해 유로 예선까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한 네덜란드의 현 상황을 보더라도 히딩크의 사임은 단순히 성적 면에서 보여준 모습이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불안한 미래를 나타나게 만든 인물로도 지목되어서 팬들로 부터 갖은 질타를 받으며 나타났다.

이로 인해 히딩크 감독은 사임이 될 때까지도 계속해서 비판여론에 시달렸고 심지어는 과거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활약한 로날드 데 부어 조차도 그를 비판하기도 해 그는 나가면서까지도 아름다운 퇴장을 이루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가 사임하고 나서 펼쳐질 앞으로의 네덜란드는 단순히 그의 사임에서만 해결될 팀은 아니었다. 진행중인 유로 예선에서는 체코에 이어 3위를 기록중이고 앞으로 남은 경기들에 따라서 순위 변화도 이뤄질 전망도 배제 못해서 자칫 유로컵 진출 조차 못하는 모습까지 연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우려와 같은 일이 현실이 될 경우 네덜란드는 지난 2002년 월드컵 지역예선 탈락과 맞물리는 새로운 충격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되어서 앞으로 펼쳐질 유로 2016 지역 예선 경기들에서 모든 힘을 다 쏟을 것으로 보고있다. 무조건 적이라도 진출 시켜야 체면이 서는 네덜란드는 2002 월드컵 지역예선때의 아픔은 그들에게는 커다란 교훈을 안겨다준 기억으로 남고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4강 진출을 기점으로 승승 장구하던 네덜란드는 자국에서 열린 유로 2000 대회에서도 4강에 오르며 2연속 메이저대회 4강 신화를 작성하였다. 그리고 다음에 펼쳐진 2002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참가한 네덜란드는 아일랜드와 포르투갈과 한조를 이뤄내며 예선에 참가하였고 포르투갈과 함께 조 1위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예선을 진행 하였다. 하지만 유로 2000때 활약하던 공격수 데니스 베르캄프가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 이후 마땅한 해결사 역활을 할 주축을 잃은 네덜란드는 오히려 흔들리는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하였고 지휘봉을 잡은 판 할 감독도 역시 처음 맡이한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나타난 미숙함까지 드러내며 예선전에서의 부진을 떨치지 못하였다.

결국 이 같은 부진은 월드컵 본선 진출이 당연시 되었던 네덜란드의 지역 예선 탈락으로 이어졌고 팬들은 이 믿기지 못할 순간을 기억하면서 충격적인 본선 진출 실패에 좌절하게 되었다.

그리고 13년이 지난 현재 네덜란드는 이와 비슷한 처지를 겪으며 서서히 그때의 상처를 다시 재현 할듯한 모습으로 또다른 우려감을 심어주고 있다. 그나마 2002년 월드컵 지역예선과는 다르게 수석 코치인 대니 블린트가 감독직을 수행해 나간다는 점과 베르캄프 처럼 주축 선수들이 은퇴한 흔적은 전혀 없다는 점이 차이점 이지만 여전히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유로컵 본선을 향하려는 네덜란드에게는 커다란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다.

앞으로 치뤄질 경기들은 모두 결승전 같은 분위기 속에서 치뤄지게 될 것이고 그로인한 영향은 곧 네덜란드의 순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선장을 잃고 다시 나아가려는 네덜란드에게는 2001년때의 아픔을 재현해 내서는 안될 듯 보여진다.

어떻게 펼쳐질지 또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장담은 못한다는 그라운드속에서 월드컵 4강에 빛나는 실력을 과시한 그들이 진출에 실패한다면 또다른 후폭풍이 나타나는 만큼 그로인한 노력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듯 싶다.

선장 잃고 혼돈에 빠질 새도 없이 다시 재정비해 나가는 네덜란드의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