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장문기 해외스포츠전문기자]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활약하며 잘 알려진 '레전드' 로이 킨이 단 한번도 친정팀인 맨유에 대한 애정을 품은적이 없다는 발언을 해 충격을 던져주었다.

최근 아일랜드 자선단체인 바레츠 타운의 행사에 참석해 인터뷰를 한 로이 킨은 "나는 맨유에서 선수로 뛸 때도 그 팀을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킨은 "믿기 어렵겠지만, 나는 오히려 토트넘의 팬이었다. 맨유의 팬이라고 하기에는 내게 팬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너무 크다"고 밝혔다.

이어 킨은 "내가 맨유의 선수였다고 해서 내가 그 팀을 좋아하는 팬이 될 필요는 없었다"며, "당연히 요즘에도 맨유와 리버풀의 경기를 볼 때면 맨유가 이기기를 바라는 건 맞다. 그러나 나는 맨유를 떠날 때 그들과의 인연을 완전히 마무리했다. 내가 아일랜드에서 축구를 하던 어린 시절 나와 친했던 팀동료 아버지가 토트넘 팬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토트넘 팬이 된 계기는 그 때문인 것 같다. 글렌 호들, 클라이브 앨런 등 토트넘 선수들을 많이 좋아했다. 그러나 내가 프리미어 리그 진출을 노릴 때 토트넘은 내게 입단 테스트만을 제시했고, 나는 노팅엄 포레스트를 택했다" 라고 내용을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맨유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며 레전드 칭호를 받은 그의 업적에는 다소 타격이 갈 만한 내용이지만 꼭 10년 전 친정팀과 좋지 못했던 마지막을 거론한다면 그의 발언은 어느정도 이해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킨은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보냈던 2005-2006 시즌 초반 팀의 부진이 거듭되자 구단 방송이었던 'MUTV'에 나와 동료 선수들을 강하게 비난하였다.

이에 놀란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과 맨유 구단 측은 킨과 많은 갈등을 나타내었고 결국 셀틱으로의 이적을 자초하게 된 결과까지 펼쳐지면서 맨유와의 안좋은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떠난 이후에도 당시 선수들과 현재의 팬들은 여전히 그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였고 '키노' 라고 붙여준 그의 애칭처럼 그를 영원히 잊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번 발언은 어디 까지나 과거의 좋지 못한 결말로 초래된 발언 이라고는 하지만 그를 바라보고 자라왔던 팬들과 후배 선수들에게는 많은 영향을 줄 요소이기에 앞으로 펼쳐질 그를 향한 시선에도 상당한 변화를 줄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