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박귀성 기자] 국정원 직원 유서가 공개됐다. 경찰은 19일 오전 국정원 직원 유서를 공해하면서 ‘국정원 직원 유서로 인해 쓸데없는 의혹이 증폭될까 우려되어’라며 국정원 직원 유서를 공개한 이유를 밝혔는데, 국정원 직원 유서에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내국인 사찰 의혹’에 대해 해명성 글도 담겨 있었다.

▲ 국정원 직원 유서를 19일 오전 11시 30분경 용인 동부경찰서가 공개하고 있다.

국가정보원 현직 직원 임모(45)씨가 자신의 소유 마티즈 승용차의 운전석에서 번개탄을 피워 숨진 채로 발견됐고, 숨진 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친필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19일 언론에 공개됐는데, 임진 국정원 직원 유서에는 내국인이나 선거와 관련된 사찰은 없었다는 내용과 자신이 오해를 일으킬 만한 자료를 삭제한 것을 ‘실수’라고 적혀있었다.

숨진 국정원 직원 유서는 모두 3쪽으로 가족과 부모, 국정원에 대해 각각 한 장씩 나누어 쓰여 있었다. 특히, 국정원장, 차장, 국장에게 적은 유서에서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킨 듯하다.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고 밝힌 대목이 또다른 논란과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정원 직원 유서에는 또 “외부에 대한 파장보다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혹시나 대테러,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킨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했다. 저의 부족한 판단이 저지른 실수였다”고 쓰여 있었으나, 이 내용은 과연 국정원의 심리전단 소속 개인 신분으로 대북관련 정보를 지울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혹을 또다시 증폭시켰다.

국정원 직원 유서의 이 내용은 당초 “대테러, 공작활동에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하였습니다”라고만 적힌 듯 하고 나중에 ‘대테러’와 ‘공작’ 사이에 ‘대북’이라는 단어를 삽입했고, ‘공작활동에’와 ‘지원했던’ 사이에는 ‘오해를 일으킨’이란 구절도 삽입됐다.

국정원 직원 유서 내용은 계속해서 “이를(자료 삭제 행위를) 포함해 모든 저의 행위는 우려하실 부분이 전혀 없다”며 “저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께 죄송할 따름이다. 국정원 직원이 본연의 업무에 수행함에 있어 한치의 주저함이나 회피함이 없도록 조직을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라고 끝을 맺고 있는데, 숨진 임씨의 자살 동기에 대해 또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국정원 직원 유서 내용은 노란색 종이 위에 가로로 줄이 그어진 편지지형 기록용지에 작성됐으며 이와 같은 내용은 임씨가 남긴 A4용지 3장의 유서 가운데 세번째 장에 들어 있었고, 가족과에게 부모에게 남긴 것으로 보이는 나머지 2장에는 주로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족들은 공개를 거부했다.

한편, 국정원 직원 유서 작성자로 알려진 임모씨는 전날 낮 12시께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 한 야산 중턱에서 자신 소유의 마티즈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차 안에는 번개탄이 전소된 흔적 또한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19일 오전 이 국정원 직원 유서를 공개하며, 사회적 오해와 의혹에 대한 파장을 우려하여 공개를 결정했다고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이유를 밝혔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