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전 대통령 "간암 뇌로 전이...신의손에 달렸다" 기자회견 열어

조희선 기자l승인2015.08.21l수정2015.08.2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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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조희선 기자] 지미 카터(91) 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암이 뇌까지 전이됐다고 밝혔다.

"멋진 인생이었다. 수천 명의 친구를 사귀었다. 흥분되고 모험에 가득 찬, 감사한 삶이었다. 이제 모든 것은 신의 손에 달려있음을 느낀다."

암세포가 뇌로 전이된 사실을 공개하는 지미 카터(91·사진) 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 차있었다.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운 기자들을 향해 종종 농담을 던지기까지 했다. 자신에게 과연 어느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카터 전 대통령의 태도는 더없이 침착하고 편안해 보였다. 성공적인 대통령은 아니었지만 미국 역사상, 아니 어쩌면 전 세계 정치역사상 가장 성공한 퇴임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죽음 앞에서도 거인의 풍모와 남다른 품위를 과시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애틀랜타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이달 초 수술로 간에 있던 흑색종을 모두 제거했으나 MRI 촬영을 통해 뇌에서 4개의 새로운 흑색종이 발견됐다"며 암이 내 몸의 다른 장기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모리대 병원에서 치료 중인 카터 전 대통령은 뇌로 전이된 종양 치료를 위해 이날부터 방사선 치료와 함께 지난해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흑색종 치료약 키트루다(Keytruda) 1회분을 투여받았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카터 전 대통령이 90이 넘은 고령임에도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완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치료를 담당하는 월터 쿠란 주니어 에모리대 병원 교수는 "다른 장기로 전이된 흑색종과 같은 병을 앓은 환자에 대해선 완치를 기대하지 않는다."며 "질병을 억제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잘 유지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이 투여받은 키트루다는 절제수술이 어려운 전이성 흑색종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면역체계를 자극,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내 파괴하게 해준다.

암 전문가들은 그가 완치되지 않더라도 약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텍사스대 MD 앤더슨 대 흑색종 전문가인 패트릭 화 박사는 키트루다가 기존 항암화학제보다 부작용이 없는 놀라운 약이라고 평가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키트루다를 투여받은 뒤 "어깨가 조금 아프지만 심각한 통증은 없다"며 "주사를 처음 맞은 날 14시간 동안 잤다. 여러 해 동안 가장 잘 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어 "이제 신의 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결과가 오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MRI 검사 후 뇌로 종양이 전이된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카터 전 대통령은 "그날 밤 '이제 살 날이 몇 주밖에 안 남았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아주 편안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멋진 삶을 살았고, 수천 명의 친구를 사귀었고, 즐겁고 기쁜 생활을 누렸다. 놀랍게도 난 아내보다 훨씬 더 편안하다"라고 덧붙였다.

살면서 가장 후회된 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대통령 재임 시절 이란의 미국 인질 구출작전에 실패한 것을 꼽으면서 "헬리콥터 한 대를 더 보내고 싶었다. 그랬다면 우리는 인질을 구하고 나도 재선에 성공했을 것"이라고 농담했다.

그는 "4년의 임기를 더 맡는 것과 카터센터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난 카터센터를 골랐을 것"이라며 퇴임 후 인도주의 활동에 자부심을 보였다.

그럼에도 치료를 위해 "후원자들에게 전화를 걸고 편지에 서명하는 일 외에 카터센터 활동도 크게 줄이겠다"고 전했다. 오는 11월 '해비타트' 운동을 위한 네팔 방문 일정도 가족을 대신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생존해 있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2번째 연장자인 카터 전 대통령은 "암 진단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존 바이든 부통령,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격려전화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뉴욕대학(NYU) 로라 앤드 아이작 펄뮤터 암센터의 안나 패블릭 박사는 "흑색종은 95% 정도가 피부에서 발병한다"며 카터 전 대통령의 경우도 지금은 흔적이 없어도 피부에서 발생, 전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암 전문가들은 피부에서 발생한 종양이 간이나 뇌로 전이하는 경우가 드문 경우가 아니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cho@kimcoo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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