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7주기를 맞아 유가족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용산참사 추모위원회는 23일 오후 1시 용산참사 사고현장인 서울 용산구 소재 남일당 터에서 약 500명여명(경찰추산 500명) 집결하여 7주기 추모대회를 열고 이곳 참사현장에서 희생된 넋들을 기렸다.

용산참사 추모위는 이날 “용산참사 7주기를 맞아, 우리는 국가폭력의 잔혹함이 거세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국가폭력에 의한 학살의 그 날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살인정권 하수인 김석기 전 경찰청장이 정치를 하겠다고 총선에 출마하는 세상”이라고 성토했다.

▲ 용산참사 7주기 추모위원회는 23일 오후 1시쯤 용산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소재 남일당 터에서 추모대회를 열고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들은 추모대회를 마친 후 김석기 전 경찰청장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서울광장 집회에 합류하기 위해 도보로 이동하고 있다.

추모위는 이어 “살인진압이라는 학살의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한 채 진압 책임자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공기업 낙하산 사장도 모자라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즉각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추모위는 다시 “우리는 여전히 온전한 추모조차 할 수 없는 2009년을 살고 있다”며 “학살의 물리적 흔적이 사라질 이곳에서, 우리가 목격하고 분노했던 그날의 학살을 기억하고 마음에 단단히 새겨 싸워가겠다”고 결기를 다졌다.

▲ 용산참사 7주기 추모위원회는 23일 오후 1시쯤 용산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소재 남일당 터에서 추모대회를 열고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들은 추모대회를 마치고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서울광장 집회에 합류하기 위해 도보행진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참사 현장에서 이뤄지는 마지막 추모대회가 될 지도 모른다”면서 “슬퍼하거나 분노하는 것을 넘어 반드시 진상규명하고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을 처벌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씨는 용산 참사현장과 서울광장에서 각각 “용산을 잊지 않아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7년이 지났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제대로 하지 못해 세월호 어린양들이 희생당했고, 농민과 노동자들이 모조리 죽고 있다”고 성토했다.

▲ 용산참사 7주기 추모위원회는 23일 오후 1시쯤 용산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소재 남일당 터에서 추모대회를 열고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희생자 유가족 전재숙씨가 서울광장 집회에서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전재숙씨는 이어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거리로 나와 도와 달라고 외치는 것밖에 없다.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 절대 잊지 말아 달라”며 “진상이 규명되고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때까지 끝까지 가겠다”고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이날 추모대회에 모인 이들은 추모대회를 끝난 오후 2시30분쯤부터 ‘살인진압 진상규명! 국가폭력 끝장내자!’ 등의 현수막과 희생자 영정, 김석기 전 청장 규탄 피켓을 들고 용산 소재 남일당 터를 출발해 지하철 삼각지역과 숙대입구역, 남대문경찰서를 지나 서울역 광장으로 향하는 행진을 시작했다.

한편, 이날 한국의 민중인권과 집회결사의 자유에 대한 공식조사를 위해 방한한 마이나 키아이 유엔(UN)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도 이날 추모대회에 방문했다. 용산참사는 지난 2009년 1월 용산 지역 재개발에 따른 주거 생존권을 요구하던 용산 4지구 철거민 세입자와 그에 연대하던 철거민들이 남일당 건물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 경찰의 무리한 진압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화재로 인해 숨진 참사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