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1명 더 늘어나자 ‘지카 바이러스 공포’도 확산일로에 있다. 일각에선 지카 바이러스 대응을 두고 ‘방역당국이 메르스 사태처럼 늦장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27일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1주일 새 지카 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례가 총 18건이 신고됐다”고 지카 바이러스 확산을 시인하면서 “이 가운데 13건은 음성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5건은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 지카 바이러스 양성 환자(20, 남)가 발생했다”고 발표하면서 “이 환자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필리핀에 여행 목적으로 체류했다. 이 환자는 14일 국내에 입국한 다음 20일부터 감기 증상이 있었고 22일부터 발진 증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질병관리본부는 27일 “국내에서 두번째 지카 바이러스 양성 환자(20, 남)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방역 당국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 경로의 원천 차단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협업 체제에 돌입해 지카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갈무리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 29일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한 이후 방역당국이 지카 바이러스 의심 사례 접수는 모두 258건이 됐다. 현재까지 양성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했다.

지카 바이러스 전염 경로는 그동안 숲모기에 의해 사람에게 옮겨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수혈이나 이성간 성접촉 등 사람과 사람간 전염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증상으로는 처음엔 열이 나거나 발진, 눈 충혈, 관절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 3일에서 7일 정도 이어진다. 때문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국가를 여행한 후 1개월간 헌혈이나 성접촉 등을 피하는 게 지카 바이러스 감염예방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지카 바이러스 환자에 대해 “해당 환자는 필리핀 여행 중 모기에 물린 적이 있다고 진술했고 지카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이었다. 입원 치료를 권고할 예정”이라고 비교적 구체적인 설명까지 곁들였다. 지난 메르스 사태와는 다른 대응이다.

지카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정부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협업도 긴밀하고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역시 메르스 사태와는 다른 대응이다. 먼저 정부는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날로 폭증하고 있으며, 흰줄숲모기(매개체) 성충 활동시기 또한 가까워 옴에 따라 외국인들의 출입이 빈번한 공항이나 항만 등 국경방역 강화와 전국적인 모기방제 작업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 유입 및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는 이미 메인 화면부터 지카 바이러스 관련 정보로 가득 찼다. 보건당국이 그만큼 지카 바이러스 방역에 대해 공격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방역당국은 긴급상황센터(전국 어디서나 국번 없이 1339번)를 중심으로 24시간 상황 관리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흰줄숲모기 방제 강화를 위해 2월 19일에는 흰줄숲모기 유충 방제지침 및 국민행동수칙을, 3월 9일에는 흰줄숲모기 방제지침을 전국에 배포했다.
국민안전처에서는 이같은 지카 바이러스 방역 지침에 따라 2월 1일 질병관리본부, 법무부, 문체부, 국방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 대책회의를 열었고, 3월24일에는 지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관계부처별 역할을 나눴다. 각 지자체에서 지카 바이러스 매개모기 방제 등 감염병 대응시 예비비, 재난관리기금 우선 활용 등 모든 행정재정역량을 결집 지카 바이러스 조기 차단 방역에 힘쓰라고 당부했다.

중앙 정부는 만일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한다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감염병관리시설 설치·운영 경비, 방역·소독비, 의료인 동원수당 및 방역업무 종사비용 등에 대한 국비 또는 지방비를 지원할 계획으로 있다. 또한 지자체에도 지카 바이러스 등 감염병에 대한 긴급대응을 위하여 재난관리기금을 우선 활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