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VS 대한체육회, 리우 길은 있다! 양측 다 고심에 빠져

박태환 수영으로써 보여줄 수 있는 것 모두를 보여준 출전 박귀성 기자l승인2016.04.28l수정2016.04.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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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잇따른 승전보에 박태환 팬들의 안타까움이 더해간다. 박태환은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에서 열리고 있는 제88회 동아수영대회에 출전 연일 승전보를 울리며 3관왕에 오르고도, 28일엔 100m 결승에 출전 4관왕을 거머쥐었다. 박태환은 수영으로써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준 셈이다.

박태환 잇따른 승전보가 나올때마다 팬들과 수영마니아들의 안타까움을 그 깊이를 더해간다. 27세의 수영 노장 박태환에겐 사실상 마지막 무대가 될 리우올림픽이었다. 하지만 도핑파문 이후 리우행은 좌절됐고,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만 안타까울 뿐이다.

▲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에서 열리고 있는 제88회 동아수영대회에 출전 연일 승전보를 울리며 3관왕에 오르고도, 28일엔 100m 결승에 출전 4관왕을 거머쥐었다. 박태환의 리우행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네티즌들의 입장은 당연히 박태환에게 호의적이지만, 일각에서는 ‘규정은 규정이다’라면서 박태환 자질 자체는 아깝지만, 큰 틀에선 기강이 확실히 서야 한다는 원론적 의견이 확고하다.

박태환에게 적용된 올가미는 ‘도핑 징계를 받은 선수는 징계 만료 이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현 대한체육회 규정’이다. 박태환 당사자나 팬들의 입장에선 ‘반드시 리우 올림픽에 나가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이 이 ‘규정’이 족쇄가 되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박태환 리우행을 두고 대한체육회 역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수영계는 물론이고 각계각층에서 ‘골똘’히 이 문제애 대해 고민하고 있다. 박태환과 대한체육회 모두가 상생할 수는 없는 것일까? 전국민의 공통적인 분모는 이것일 것이다.

대한체육회 실무 행정을 총괄하고 있는 조영호 사무총장은 지난 27일 서울 노원구 화랑로 소재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제31회 리우 하계올림픽대회 D-100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박태환 리우행 관련 중요한 발언을 내놨다.

첫째, 기록은 기록이고 규정은 규정이라는 것과 둘째, 앞으로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봐서 대처하겠다는 것, 셋째, 약물복용은 반사회적인 일이다. 약물복용에 대해서는 오히려 징계를 강화해서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선수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다.

이는 포괄적으로 해석하면 박태환이 어떤 기록을 세운다 해도 대한체육회의 규정까지 바꿔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선수 1인을 위해 규정을 바꾼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하지만, 조영호 사무총장의 두 번째 발언을 분석해보면 ‘어떤 문제’란 바로 박태환이 국제 스포츠계의 대법원이라 불리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는 경우를 염두에 두고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때그때 봐서 대처하겠다’는 것은 CAS가 박태환의 손을 들어주면 그대로 따르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사실적으로, 도핑 선수를 ‘이중 처벌’하는 현재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은 지난 2014년 7월 제정 당시 정치권의 요구를 대한체육회가 수용하면서 만들어졌고, 이 규정의 첫 번째 희생양이 바로 박태환이다.

가령, 지난 2004년 그리이스에서 열린 아테네 올림픽 남자 기계체조에서 양태영이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오심 판정 파문이나, 배드민턴으로 국위를 선양한 이용대의 도핑테스트 절차 위반에 따른 자격정지 파문이 불거졌을 때 이 두건의 논란을 접수해 정리한 기관이 바로 CAS다.

만일, CAS가 박태환의 족쇄 대한체육회 규정을 무효라고 판단하면 대한체육회가 이를 거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CAS 결정을 무시하면서까지 대한체육회가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입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태환과 대한체육회 모두가 모양 좋게 웃을 수 있는 방법은 나왔다. 대한체육회 스스로 규정을 바꾸지 못하는 상황에서 CAS가 이 규정에 대해 무효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만일 이같은 그림조각이 잘 맞춰진다면 박태환의 리우행은 열리게 되고, 대한체육회 역시 박태환 1인을 위해 규정을 바꿨다는 비판을 비껴갈 수 있게 된다.

박태환 경우와 비슷한 사례가 이미 존재하는 것도 희망의 불씨를 당겨주는 대목이다. CAS는 지난 2011년 도핑 징계 선수의 올림픽 참가를 제한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이른바 ‘오사카 룰’이 ‘이중 처벌’이라며 무효로 판결했다. 또한 이를 둘러싼 영국과 미국 선수에 대한 판결에서도 똑같은 판단을 내렸다. 박태환이 결단만 하면 CAS제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박태환은 지난 26-27일까지는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1500m와 200m 400m 결승에서 각각 우승 3관왕에 오르면서 28일엔 100m 1위로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누가 봐도 월드클레스 그 자체였다. 이것도 모자라 28일엔 박태환은 28일 100m 결승에서 48초91의 기록으로 대회 4관왕에 올랐다.

문제는 이제 하나다. 과연, 자신감을 되찾은 박태환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는 의지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렸다.

박태환은 100m 우승을 마무리짓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체육회가 끝까지 올림픽 출전을 불허하면 앞으로 수영인생은 어떻게 되나. 은퇴하나, 아니면 다음 올림픽을 기약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예민한 질문이다. 이번 대회를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오늘로 내가 국민 여러분께 할 수 있는 건 다 끝난 거 같다. 내 손에서는 끝났다. 이렇다저렇다 말로 얘기하기보다는 기록으로 보여드린 다음에 말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규정 부분은 내가 말했을 때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조심스럽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경기를 통해 다 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신다면 감사하겠다”고 말할 뿐 더 이상의 언급은 회피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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