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원내대표 탄생과 함께 정진석 의원 관련 관심이 뜨겁다. 정진석 김광림 두 의원이 3일 새누리당 각각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선출되면서 20대 첫 원내 투톱이 됐다. 정진석 원내대표 경선 출마자가 김광림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고 이날 당초 예상과 달리 결선 없이 1차 투표에서 가볍게 낙승했다.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와 김광림 신임 정책위의장이 경선에서 1차 투표에서 상대 후보로 나섰던 나경원 의원이나 유기준 의원을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당선된 것을 두고 이런저런 해석이 분분하다. 중립 성향으로 알려진 ‘정진석ㆍ김광림’ 조가 예상과는 달리 결선투표 없이 신승했기 때문이다.

▲ 정진석 김광림 신임 원내투톱이 지난 3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압승한 후 소속 의원들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고 있다. 정진석 김광림 신임 투톱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4선(공주부여청양)을 달성해 20대 국회에 재입성하면서 당선인 신분으로 원내대표 경선에서 119표 중 69표를 얻는 기염을 토했다. 정책위원장에는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김광림(3선, 안동시) 의원이 자동적으로 선출됐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960년 9월4일생으로 만으로는 55세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당초 정진석 나경원 두 후보의 박빙 승부를 예상했다. 유기준 의원은 터무니 없는 득표율을 보여 당내 ‘반친박 정서’를 여실히 보여줬다. 경쟁권 밖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정진석 의원은 당초 예상을 깨고 나경원 의원과 26표 차이로 가뿐히 이겼다.

이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가 대거 정진석 당선자를 선택하고 비박계 상당수도 표를 준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경북 출신 김광림 의원이 정진석 의원과 손을 잡고 원내 투톱을 결의하면서 대구경북(TK) 의원들이 적지 않게 동참한 보인다.

또한 이번 경선은 지지후보를 뽑았다고 하기보다 원치 않는 후보를 ‘왕따’시키는 전략적 선택의 산물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례로 친박 핵심 인물로 손꼽히던 유기준 의원이 단지 7표에 얻는 데 그쳐, 친박계 의원들이 청와대와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마한 유기준 의원을 ‘왕따’시킨 것이라는 분석이다.

친박계와 TK 출신들의 표가 정진석 의원에게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가면서 당초 예상을 크게 빗나가는 결과를 낳은 것이라는 결론이다. 아울러 곧 있을 새누리당 당권을 두고 저마다 계산을 두드린 수도권 의원들이 나경원 의원 대신 정진석 의원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 또한 정진석 의원의 압승 요소로 나왔다.

원내대표를 나경원 의원이 차지할 경우 지역안배상 자신들의 당권 도전에 불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는 것이다.

정진석 의원은 이날 경선이 끝나고 기자와의 1문1답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오늘은 첫째도 단결, 둘째도 결속, 셋째도 화합이다. ‘우리 당이 지금의 어려운 국면을 탈피하기 위해선 힘을 모아도 부족할 판인데 계파 분파로 갈등해선 안 되겠다. 이제 우리가 하나로 힘을 모으는 데서부터 출발하자’라는 호소에 많은 의원·당선인들이 공감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진석 의원은 ‘탈당파 당선인들의 복당문제’와 관련해선 “지난번 연찬회 때 들어보니까 의견이 좀 갈리더라. 당선자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초선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돕기 위한 연찬회를 먼저 열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 저를 도와줄 보좌진 채용도 못했는데, 이제 하나씩 차분하게 처리해 나가겠다”고 대답했다.

정진석 의원은 “당선인들의 중지를 모으겠다. 저는 리더가 아니라 팔로어다. 요즘은 리더십이 아니라 팔로어십이니까, 의원님 한 분 한 분 소중한 의견을 모으는 일이 저에겐 중요하다”면서 “내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선출되지 않나. 3당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당 내외 문제에 대해서 정리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다시 ‘쟁점법안과 관련’해선 “우리가 준비를 해야 하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그 이후에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청 관계’ 역시 “과거에 당청 관계에 문제가 있었다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여소야대 상황이기 때문에 청와대의 일방적인 지시가 먹힐 수가 없다. 그 사실을 청와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한편, 정진석 원내대표는 김종필 전 총리와 막역한 사이였던 고 정석모 전 내무부장관의 차남이다. 정석모 전 장관은 제18대 강원도지사와 제15·18대 충청남도지사, 제30대 내무부 차관, 제43대 내무부 장관, 민주정의당 사무총장, 민주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민주자유당 당무위원, 자유민주연합 수석부총재를 두루 역임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런 부친의 충남 공주시 지역구를 물려받아 자민련 후보로 출마해 25.2%를 득표함으로써 제16대 국회에 입성하며 정계에 등장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제 국회 원내에선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오늘 4일 정해질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상대로 혼자 3명의 협공을 상대해야하는 벅찬 협상을 하며, 당내문제와 ‘심기’의 청와대 및 정부와의 관계를 잘 조율해야할 미묘한 위치에 서게 됐다.

정진석 원내대표의 말대로 과련 ‘화합과 소통의 역량을 발휘해 경제를 살리고 한반도의 현안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을지 향후 정진석 원내대표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