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국과용도서를 사용하도록 하는 경우에는 국회의 심의를 받도록 한다(제29조 3항 신설)’는 내용을 포함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선거에서 공약하고 원내수석부대표들이 함께 처리하기로 약속한 국정교과서 중단을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강창일, 박주선, 윤후덕, 노회찬, 김경진, 이정미, 김종대, 추혜선, 윤소하, 최도자 의원 등과 함께 24일 공동발의 했다.

▲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24일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저지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심상정 대표는 이날 법안을 발의하면서 “국민들의 압도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한국사 국정교과서 강행은 한국 민주주의의 역주행을 보여주는 상징이며, 교육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우려가 큰 사안”이라면서, “따라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교과서 발행체계를 전환할 때에는 반드시 공론의 장과 국회를 거치도록 함으로서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행정권이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대표는 이어 “정부의 일방적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중단시키기 위해 ‘초·중등교육법’에 ‘국가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교과용도서를 사용하도록 하는 경우에는 국회의 심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제29조 ③항 신설)’을 포함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은 당초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누가 어디서 어떻게 무슨 내용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이에 대해 “정부가 무엇이 두려워서 역사적 사실을 숨기고 왜곡하려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에 있어 당초 약속한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송화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 “국정교과서 비밀유지에 혈세를 쓰는 교육부는 제정신을 차려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송화 대변인은 이어 “교육부가 국정교과서 관련한 예비비 44억의 내역 공개를 요구한 대학원생에 맞서 비공개처분하고 변호인을 다섯 명이나 선임했다”면서 “변호사 선임 비용 공개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법인과 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상, 영업상 비밀의 정보에 해당한다’며 비공개 처분했다”고 사실관계를 전제했다.

유송화 대변인은 이에 더 나아가 “교육부가 선임한 5명의 변호사들은 정보 공개가 불가하다며 국정교과서 제작예산 44억 원의 예비비 목록과 예비비 요청 공문, 결재와 관련된 문서를 공개하면 교육부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준다고 설명했다”면서 “또한 언론사의 영업상 비밀이 공개되면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고 지적했다.

유송화 대변인은 이에 대해 “그러나 이미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는 ‘정부의 변호사 수임료는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 아니고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를 가진 비밀도 아니다’는 결정문을 낸 적이 있다”면서 “또 광고비 집행내역이 영업 비밀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대법원 판례에서 밝혀져 있다”고 사실관계를 분명히 했다.

유성화 대변인은 덧붙여 “교육부는 비밀리에 국정교과서 관련한 예산을 집행하고 정보공개 청구에 맞서 다섯 명이나 변호사를 선임해가며 도대체 어떤 국정교과서를 만들려고 하는가?”라고 반문하고 “국정교과서의 추진과정을 국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기 위해 변호사까지 선임한 교육부의 행태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만들려고 한다는 의심을 거둘 수 없게 한다”고 일침하고, “국민들의 반대에도 무리하게 강행한 국정교과서 예산 집행내역과 변호사 선임 내역에 대해 교육부가 투명하게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