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이정현 - KBS 김시곤 통화 논란에 이정현 의원의 사과로 부족했나? 이정현 의원의 세월호 참사 당시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야당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를 맹렬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정현 의원이 전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하던 당시 2014년 4월16일 새벽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해경’의 수습 과정을 지적한 KBS 뉴스에 내용에 대해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게 강하게 항의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세월호 특조위가 공개하면서 야기된 돼 이번 이정현 의원의 발언과 청와대의 보도 통제 행태에 대해 야권이 총공세를 펼치는 모양새다.

▲ 이정현 김시곤 세월호 관련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야당과 박원순 시장은 청와대의 보도통제 행태에 대해 맹렬히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30일 서울 세종로 소재 프레스센터에서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는 장면이다.

청와대는 이정현-김시곤 통화에 대해 “본인의 입장을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애둘러 논평을 삼가고 있다. 이에 앞서 전날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7개 언론시민단체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정현 의원과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의 통화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이정현 수석과 김시곤 국장이 나눈 전화 내용과 관련 “두 사람 사이의 대화에 대해서 제가 얘기를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어 ‘보도통제가 가능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대화 내용에 대해 얘기한다는 게 잘못된 거 같고, 이정현 의원도 뭐라고 할까, 본인의 입장을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정현 의원은 통화 초반 김시곤 국장에게 “지금은 뭉쳐가지고 정부가 이를 극복해 나가야지 공영방송까지 전부 이렇게 짓밟아가지고...”라며 “진짜 국장님, 좀 도와주시오. 진짜 너무 진짜 힘듭니다. 지금 이렇게 말이요, 일어서지도 못하게 저렇게 뛰고 있는 이 사람들을 이렇게 밟아놓으면 안됩니다. 지금은 조금 봐 주십시오. 제발 좀 봐 주십시오. 조금 봐 주십시오. 정말로...”라며 ‘극적으로 도와달라’고 까지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같은 이정현-김시곤 대화 내용이 공개되자 일제히 “청와대 개입의 실체가 드러났다”면서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0일 SNS 방송 ‘원순씨의 X파일’을 통해 “청와대와 여당의 반대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특조위) 활동 연장이 거부되고 있다”면서 “의혹은 더 쌓이고 국민의 질문은 커지는데 청와대와 여당은 세월호특조위 활동을 끝내려 한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시장은 세월호특조위 법정 조사활동 종료에 대해 “활동기간 연장이 꼭 필요하다”면서 “진실에 유효기한은 없다. 성역 없이, 한 점 의혹도 없이 진상을 밝혀야 미래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전 수석이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로 해경 등 정부 대처와 구조 활동의 문제점을 보도에서 빼달라고 한 사실’이 이날 공개된 데 대해선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와 땀을 흘려 신장시킨 민주주의인데, 이렇게 후퇴해도 되는 것이냐”고 분개했다.

박원순 시장은 또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정현 전 수석과 김시곤 전 국장의 통화녹취록 기사를 링크하고 “모든 국민이 무력함에 미안해 할 때 대통령 보시기 좋은 뉴스 만들기에 몰두하다니. 국민이 있어야 정부도 대통령도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재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어린 학생들과 교사 등 305명이 희생된 충격적인 참사가 일어나 사태 수습에 전념해야 했을 청와대가 방송 보도를 무마하기에 급급했던 명명백백한 증거”라면서 “(통화 시점인) 4월21일은 구조 작업이 계속되던 때인데 국민의 생명보다 대통령의 심기가 더 중요했다는 말인가”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번 사건은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해야 하는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고 조작하려 한 것”이라며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 정부의 언론개입에 대한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이 의원의 방송법 위반 혐의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 역시 “공개된 녹취록은 세월호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회피를 위해 청와대와 여당이 전방위적인 여론 조작에 나섰다는 증거라고 할 수 밖에 없다”면서 “공영방송을 통해 이뤄진 진상 덮기와 여론조작 행위를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