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칠산대교 사고가 ‘인재(人災)라는 주장이 많다. 영광 칠산대교 붕괴에 대해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전북 전주병)이 지난 8일 논평을 내고 “성수대교 붕괴 악몽 떠오르는 ‘칠산대교 붕괴’ 또한 원청-하청 구조가 문제”라면서 “직접시공으로 하청사고를 끝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또한 정책위원회(의장 김용신)의 이름으로 이날 당 정책 차원의 논평을 내고, “부실시공에 의한 건설사고가 매번 반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봉책으로 일관해온 정부의 무능함과 무관심이 초래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먼저 정동영 의원은 8일 논평을 통해 “(칠산대교 붕괴 사고를 언급하며) 또 교량이 붕괴됐다. 성수대교 붕괴 21년, 삼풍백화점 붕괴 22년이 지나도록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 칠산대교 붕괴사고에 대해 '인재'라는 주장이 속속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지난 8일 논평을 내고 정부에 대한 책임을 강력히 비판하고 향후 대책에 대해 주문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칠산대교 붕괴 사고는 전남 영광-무안을 연결하도록 공사 중이던 칠산대교가 무너진 것으로, 칠산대교의 슬래브 콘크리트 타설 공사 중 고정 장치가 끊어지면서 슬래브와 거푸집이 붕괴되면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6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들 중 4명은 외국인노동자로 알려졌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망자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붕괴사고가 난 칠산대교 건설 공사에는 대우건설 등 6개 대형 공사업체가 시공을 맡고, 제일엔지니어링 등 3개사가 감리를 맡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이에 대해 “칠산대교 공사는 남양주 진접선 가스폭발사고 4명 사망, 구의역 청년노동자 사망 사건과 마찬가지로 협력업체(하청업체)인 BNG컨설턴트가 일용직 노동자들을 고용해 공사를 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공사현장에서 사고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다. 공사를 안정적으로 진행하고 산업재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수주업체와 감리업체가 적극 노력을 해야 함에도 이번 사고 또한 이전에 일어났던 사고들과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의원은 나아가 “‘원청-하청-일용직 노동자’로 이어지는 정부 발주 공사의 현실이 대형사고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건설산업기본법’의 개정(일명 ‘직접시공제법’)이 시급하다. ‘직접시공제법’을 통해 건설사가 공사를 수주하고 실제 공사는 하청업체에 넘기는 이른바 ‘브로커’식 정부 발주를 중지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정의당도 이날 칠산대교 붕괴사고에 대해 당차원의 논평을 내고, “영광군 칠산대교 공사현장에서 구조물 붕괴로 7명의 건설노동자가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이번 사고는 부실시공에 의한 거푸집 붕괴사고이며, 부실시공에 의한 건설사고가 매번 반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봉책으로 일관해온 정부의 무능함과 무관심이 초래한 인재”라고 질타했다.

정의당은 이어 “칠산대교는 영광군 염산면과 무안군 해제면을 연결하는 1.8km 길이의 다리로 사업비가 총1,528억원”이라면서 “발주자는 국토부 익산국토관리청으로 지난 2012년 턴키발주 방식으로 대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고 사실관계를 분명히 했다.

정의당은 나아가 “언론에는 상판 끝 거푸집 설치를 위한 콘크리트 타설 중 무게를 이기지 못한 붕괴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거푸집 붕괴사고는 건설현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로 물질피해 뿐 아니라 건설노동자의 추락 또는 매몰로 인한 인명피해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거푸집 시공과정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부실시공을 방지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의 불법, 탈법, 편법적 공사관행, 철저한 원인규명 및 책임자 처벌 부재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오늘같은 인명사고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다시 “특히 이번처럼 대형 부실시공 공사현장의 대부분은 경쟁없는 턴키방식으로 재벌대기업이 수주한 경우가 상당하다. 건설업계는 최저가입찰방식에 의한 저가수주가 부실시공, 노동착취의 원인이라 주장하지만 영광군 칠성대교 사고에서도 드러나듯 부실시공은 입찰방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혈세 낭비를 감시해야 하는 발주처, 직접시공 하지 않는 원청대기업, 노동착취로 공사를 진행하는 하청 전문건설사 등 모두가 관리감독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책임을 떠넘기면서 부실시공을 묵인한 결과”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정의당은 나아가 “정부는 불법적 설계변경, 불량자재 사용, 자재 바꿔치기 등 철저한 붕괴 원인을 규명하고, 발주처(공무원), 원청대기업, 하청전문건설업자, 감리자 등의 관리감독 부재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면서 “최근 구의역 사고, 남양주 사고 등의 건설현장 사고는 지금의 불합리한 건설구조에 의한 당연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최근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와 견주었다.

정의당은 끝으로 “정부는 지금이라도 건설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여 부실시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원청대기업 직접시공, 건설노동자 공정임금 보장, 감리의 독립성 보장, 경쟁없는 턴키방식 폐지, 부실시공 처벌강화 등 건설업의 근본적 개혁방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