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테러에 이어 카불 테러가 발생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테러는 뮌헨 테러 이어 하루만에 발생해 전 세계가 테러 공포에 휩싸인 모양세다. 수도 카불 한복판에서 23일(현지시간) 집회 시위를 갖고 있는 군중 속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수백명이 사상했으며, 인명피해가 컷던 이유는 집회 군중이 운집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아프간 카불 폭탄 테러는 이슬람 과격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자폭테러로 보인다. 이날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26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다수의 언론매체가 긴급 타전했다. 각 언론들은 이번 카불 테러의 부상을 당한 군중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23일(현지시간)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자폭 테러가 발생해 최소 80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했다. 수천명의 시위 군중들이 데마장 지역으로 몰려들어 정부의 정책을 성토하고 있다.

현장의 목격자들은 3명의 테러범들이 자살 폭탄 공격을 자행했다면서 IS(이슬람국가) 대원이 이번 테러를 감행했다고 성토했다. USToday와 인토, 파키스탄 등 다수의 언론매체에 /따르면 자살폭탄 테러가 있던 당시 시아파 하자라 족 시위대 수천명이 카불 시내 데마장(Demazang) 지역에 모여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에 대해 성토하는 시위를 갖고 있던 도중 2차례 폭발음이 울렸으며 이는 ‘자폭 테러’였다고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하여 보도했다.

▲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23일(현지시간)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자폭 테러가 발생해 최소 80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했다.

참고로 이슬람 시아파에 속하는 하자라족 주민들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지원을 받아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잇는 전력망 설치 계획에서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하자라족 주민들이 모여 사는 ‘바미안’ 지역을 고의로 빼버렸다면서 이날 오전부터 수천명이 모여 가두 행진과 군중집회를 벌이고 있었다.

하자라 족은 아프가니스탄 인구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이들은 주로 아프가니스탄 중부 산간지대에 살고 있다. 하자라 족은 다수파인 수니파로부터 오랫동안 차별과 시달림을 받아왔다. 특히 극단 수니파가 주축인 탈레반 정권 아래에서는 대규모 학살을 겪기도 했다. 이와 같이 잦은 테러 공격에 하자라 족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특별한 보호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 보건부 대변인인 이스마일 카우시(Ismail Kawoosi)는 이날 최소 64명이 사망하고 260여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으나, 다수의 언론과 CNN은 다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사망자가 최소한 80명 이상이라고 보도해 사상자 집계에 있어 다소 오차가 있음을 알렸다.

인도의 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이번 폭탄 테러는 하자라 족 시위대가 데마장 지역에서 4시간 정도 가두 행진을 벌이고 시위 캠프를 세우려 할 당시 ‘쾅!’하는 폭발 굉음이 두 번 이어졌다”면서 “시위대들이 집결한 직후 대형 폭발이 일어났다. 생지옥이었다. 거리가 붉은 피로 젖어들고, 도심은 신음과 비명, 고함으로 가득찼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라고 당시 테러의 참상을 증언했다.

파티마 파이지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프리랜서 기자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 주변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현장에서 도망을 쳤다”고 폭탄 테러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폭탄 테러는 시위 군중이 운집해 있는 한 복판에서 자살 테러 감행자들이 폭탄 벨트들을 작동시킴으로써 피해를 키웠다. IS의 선전 매체 아마크(Amaq)통신은 “IS 측이 테러 발생 직후 이번 자살 폭탄 테러가 자신들이 소행이라고 밝혔다”면서 “IS 소속 전사 2명이 아프간 카불의 시아파 집회에서 폭탄 벨트를 작동시켰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인질극 테러와 프랑스 니스 축제에 화물트럭을 몰고 돌진해 수백명을 사상한 테러, 뮌헨 총기난사 테러에 이어 카불 테러까지 연이어 발생한 최근 테러들은 대부분 IS가 저지르고 있는 테러로서 미국과 러시아 등의 공세 강화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면서 이른바 ‘소프트 타깃’을 겨냥한 무자비한 테러를 세계 곳곳에서 벌이는 양상이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평화적인 시위는 모든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의 권리다. 정부는 그들의 안전을 위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제사면위원회(AI)는 하자라 족을 겨냥해 끔찍한 카불 테러를 자행한 IS공격를 맹렬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AI는 “이번 카불 테러 공격은 아프가니스탄 내 갈등이 수그러들고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증폭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해 4월에도 IS가 아프가니스탄 동부 낭가르하르 주 잘랄라바드 시 은행 앞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벌여 35명의 목숨이 희생됐다. 또한 당해 2월에는 하자라 족 남성 31명을 납치해 대부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1월에도 잘랄라바드의 파키스탄 영사관 부근에서 자폭테러와 총격전을 벌여 10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탈레반과 IS는 경쟁적으로 하자라 족을 못살게 굴어왔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