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주종목 실패는 예견된 ‘인재’, 금메달은 ‘과욕’인가?

박태환 주종목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탈락, 책임은 누구 박귀성 기자l승인2016.08.07l수정2016.08.0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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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의 박태환이 주종목에서 예선탈락했다. 박태환은 숙적 쑨양과 같은 6조에 편성됐으나, 박태환의 이때까지 목표는 쑨양을 이기는 것이 아닌 8명이 올라가는 결선 진출이었다. 하지만 박태환은 7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3분45초63의 기록으로 6조 4위, 전체 10위에 그쳐 결승행이 좌절됐다.

박태환은 지난 5일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조 추첨에서 전체 7개 조 가운데 6조의 3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4번 레인에는 올 시즌 세계랭킹 2위인 쑨양이 자리했다.

▲ 박태환이 7일 새벽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펼쳐진 6조 예선에서 역영하고 있다. 박태환은 조 4위, 전체 10위를 기록해 8위까지 진출하는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6조 경기는 7일 오전 2시 18분에 열렸다. 수영의 경우 가장 좋은 기록과 랭킹을 보유한 선수가 4번에 배정 받고, 3번과 5번엔 그 다음 차위가 배정을 받는다. 5번엔 C-JEAGER 케나다 선수였다.

박태환은 첫 스타트가 좋았다. 쑨양보다 앞섰다. 박태환은 쑨양과 마주보며 호흡을 하면서 역영했다. 2 3 4 5 6번 레인까지 거의 나란히 선두그룹을 이루며 내달았다. 해설을 맡은 박태환의 영원한 스승 노민영 감독은 박태환의 역영을 보면서 해설 도중 다소 목이매이는 듯 했다.

200m까지는 코너 제거와 쑨양, 박태환이 선두 그룹을 유지했다. 350m에선 쑨양이 1위로 올라섰다. 박태환이 다소 쳐지는 듯 했다. 끝내 쑨양은 1위를 차지했고, 박태환은 막판에 힘이 달리는 듯 4위로 골인지점을 터치했다.

박태환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겸손했다. 박태환은 아쉬운 미소를 얼굴에 담고서 “최선을 다했는데 2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을 뛰고 오랜 기간 큰 경기를 못 뛴 것이 아무래도 큰 대회를 준비하면서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며 “기회를 어렵게 얻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박태환으로서는 최대한의 겸손이었다.

박태환은 이어 “긴장을 해서 막판에 좀 처진 것 같다”면서 “준비 기간을 떠나서 좀 더 스퍼트해야 했는데 처지면서 뒤늦게 터치패드를 찍었다”면서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민망하다. 지금 기분이 왔다 갔다 하고 어떤 마음인지 모르겠다. 올림픽에서 결승에 못 갔다는 게 와 닿지 않는다”며 이날의 좌절에 대해 못내 아쉬워했다.

박태환이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놓은 심경은 가히 충격적이어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박태환은 이에 대해 “심적인 부분을 신경 안 썼으면 나도 좋겠다. 모든 분께 ‘어렵게 갔는데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해드리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비록 박태환이 “내일 200m가 있으니까 다시 새롭게 잘해야 할 것 같다”면서 “준비 기간이 짧을 수 있는데 그런 것들에 연연하면 더 안 좋으니까 내일 200m에서 좀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내비쳤지만, 인터넷과 SNS상의 네티즌들은 박태환의 이날 좌절에 대해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으로 비난의 화살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날 리우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이 역영하고 스승 노민상 감독이 해설을 맡았다. 그야말로 박태환과 노민상 감독은 그야말로 ‘사창제수(師唱弟隨)’이자 청출어람이었다. 또한 박태환은 이날 숙적 쑨양과 맞붙었다. 박태환은 리오행에 오르기 전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국민들께 보답하겠다’고 다짐하고 떠났는데, 박태환과의 남다른 우정을 과시한 쑨양은 1위 3분 44초 23을 기록했고, 박태환은 4위 3분 45초 63을 기록했다.

박태환의 이날 초반 출발은 누구보다도 빨랐다. 하지만, 200m를 도는 순간 쑨양과 어깨 하나의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고, 350m를 터치할 때는 이미 후반 체력의 한계를 현저하게 보이면서 그간 연습량이 절대 부족했음을 드러내고 말았다.

박태환은 이번 리우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천신만고 끝에 도핑논란을 극복하고 리우에 도착했는데, 박태환이 그간 겪었던 고초를 회고하면 그야말로 눈물의 리우행이었다. 박태환에겐 ‘비온 뒤이 땅이 굳는다’는 옛 성현들의 격언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하지만 돌아 온 것은 예선탈락이었다.

이런 박태환의 성적부진의 저변에는 지난 2013년엔 대한수영연맹으로부터 포상금을 박탈당하는 수모가 있었다. 대한민국 수영 영웅 박태환에겐 너무나 가혹한 처벌이었지만, 이에 더 나아가 도핑 파문 이후 대한체육회나 대한수영연맹이 박태환에게 내린 징계나 처사들은 국민들의 정서와는 전혀 관계없이 이루어졌다.

지난 2015년 1월엔 박태환 관련 비보가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박태환이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박태환을 돌보던 주치의의 잘못으로 판명이 났지만, 용서 없는 대한체육회의 규정은 박태환에게 18개월의 징계였다.

징계 기간은 가혹하다 못해 처참했다. 박태환의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는 최대의 고비를 안긴 것이다. 국민들은 박태환에게 동정의 마음을 모았지만, 대한수영연맹은 박태환이 리우에 합류할 때까지 물고 늘어졌다.

박태환에겐 당시 도핑 논란에 대해 국제수영연맹과 대한수영연맹 모두에게서 소속의 팀이나 클럽에서의 훈련은 물론이거니와 경기출전 자체가 금지됐고, 연습을 위한 변변한 수영장조차도 출입이 금지됐다.

박태환이 국제급 규격을 갖춘 수영장에서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국제수영연맹에서 규정한 레인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이런 저런 규정을 준수한 수영장은 대부분이 국가 체육관련 기관에 속한 공공시설이었기에 박태환이 대한체육회로부터 받은 제한적 조치(징계) 때문에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이런 박태환이 기댈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누구하나 박태환편에 서서 도움을 줄 수도 없었다. 징계는 단순히 박태환만 가둔 것이 아니라 박태환의 주변까지도 가두어버린 것이다. 박태환은 당시 ‘세상 가장 외로운 한사람’이었을 것이다. 박태환은 누가 뭐라해도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다.

죄도 없이 무릎을 꿇고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이 선처해서 “박태환이 리우에 갈 수 있게 길을 열어 달라”고 읍소한 옛 스승 노민상 감독과 외톨이가 된 박태환은 ‘수영 권력’들에게 선후로 무릎을 꿇었다. 대한수영연맹의 한 간부는 이런 스승 노민상 감독에게서도 월급을 떼어 상납을 받아먹었다.

한편, 박태환은 이번 대회 자유형 전 종목에 출전한다. 때문에 박태환에겐 앞으로도 자유형 200m에서 올림픽 3연속 메달에 8일 재도전한다. 국민들의 관심이 다시 한번 박태환에게 집중될 것이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은 이번 리우올림픽 수영경기가 치러지는 내내 국민들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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