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박수환 대표와 유력 언론사 간부가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초호화전세기를 제공받아 유럽출장을 다녀왔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전형적인 친박(친 박근혜계) 김진태 의원의 박수환과 언론사 간부, 대우조선해양 관련 폭로는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유착관계를 폭로한 것으로 보이지만, 행여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관련 의혹을 폭로한 언론사를 정면으로 겨냥한 속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유력 언론사 간부가 대우조선해양에서 제공한 호화전세비행기에 동승해 유럽을 다녀왔다”고 폭로하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유력 언론사 간부가 대우조선해양에서 제공한 호화전세비행기에 동승해 유럽을 다녀왔다”고 폭로하면서 “이는 전형적인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아닐 수 없다”고 폭로했다.

김진태 의원의 이날 폭로를 놓고 여의도 정가는 설왕설래가 적지 않았다. 우선 김진태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이 갑자기 박수환 대표와 특정 언론사를 거론한 배경부터가 심상치 않다는 것으로, 김진태 의원은 이날 폭로한 기자회견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시중에 이런저런 소문이 많이 돌았는데, 검찰 수사 과정에서 명백히 밝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김진태 의원의 이런 답변은 우선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첫째, ‘특정 언론 고위 관계자가 지금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유착돼 있다’는 소문이 시중에 많았다는 것을 공개한 것이다.

둘째, 검찰이 박수환 대표와 특정 언론사 간부가 대우조선해양에서 제공한 특별한 편의제공에 대해서도 수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는 점이다.

김진태 의원이 이같이 박수환 대표와 특정 언론사를 ‘콕’ 짚어 거론하기 앞서 공교롭게도 지난 21일 청와대가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특정 언론에 대해,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그리고 청와대는 ‘부패한 기득권 세력’에 대해 더 이상의 언급이나, 의혹제기 등을 하지 않고 함구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친박계 김진태 의원이 ‘특정 언론 관계자’가 박수환 대표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호화전세기를 타고 유럽 곳곳을 다닌 것은 ‘극단적인 모럴해저드이고 부패 세력의 부도덕한 행태’라고 맹렬히 비판한 것이다. 김진태 의원은 전직 검사 출신이다.

즉, 검사 출신인 김진태 의원이 언급한 ‘부패 세력의 부도덕한 행태’가, 앞서 청와대가 언급한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란 표현에서의 ‘부패’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게 아니겠느냐는 것으로, 사실상 김진태 의원이 우병우 민정수석 관련 의혹을 제기한 ‘특정 언론’의 ‘부패’ 의혹을 구체적으로 제기한 셈이라는 분석이다.

김진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전에 (청와대와) 상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누구와 협의된 바도 없다”고 했지만, 일각에선 ‘결국, 청와대가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 또는 ‘청와대가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김진태 의원이 이에 박자를 맞춰준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특정 언론 고위 간부와 박수환 대표의 유착설은 이전부터 계속 제기돼 왔고, 검찰 역시 이같은 ‘박수환 대표와 언론인 유착설’에 대해 실체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에 검사출신 김진태 의원이 청와대의 언급이 있자, 후배 검사들에게 본격적인 수사를 하라는 ‘오더’를 내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진태 의원은 박수환 대표와 유력 언론사 간부 유착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는 과정을 묻는 질문엔 “(그동안 설이 많았고) 설마 하면서 자료 제출을 산업은행에 요구해봤더니 마침 이런 자료가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보가 있다고 해서 뜬금없고도 갑작스럽게 공개한 배경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는 있다.

한편,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에서는 이에 대해 “검사 출신인 김진태 의원은 친박계 의원으로 분류된다. 보수 성향이 강하고 공격적인 말도 사실 많이 한다”면서 “청와대는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 관련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자칫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후 “이런 상황에서 친박 의원들이 나서서 특정 언론이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는 프레임을 부각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또 여론을 청와대에 우호적으로 돌리려고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