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실세가 최순실이라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최순실 정윤회씨의 전부인 관련 각종 의확은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경기 남양주갑)에 의해 제기됐다. 최순실 관련 의혹을 제기한 조응천 의원은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여론으로부터 상당한 신뢰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해석이 무게를 얻고 있다.

최순실씨 관련 각종 의혹들은 공교롭게도 20일 오전 한겨레의 폭로성 보도와 조응천 의원의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내용이 겹치면서 최순실씨 관련 의혹과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더 나아가 청와대 ‘비선실세’의 뇌관으로 불리우는 정윤회씨 관련 의혹들까지 가세하는 상황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 최순실씨 관련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착용하고 있는 브로치 등 액세서리를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 씨가 강남에서 구입해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조응천 의원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최순실(60세, 최근 회서원으로 개명)씨가 ‘청와대 인사에도 관여했다’,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 배우 전지현의 헬스트레이너인 윤전추씨를 행정관으로 추천했다”, “최순실씨가 박대통령 액세서리를 제공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브로치·목걸이 등을 최순실씨가 청담동 숍에서 구입해서 전해준 걸로 확인됐다”는 등의 의혹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우병우 민정수석을 박 대통령에게 천거하는 등 청와대 인사에도 관여했다고 주장한 조응천 의원의 대정부 질의에 대해 정부측 답변자로 나온 황교안 국무총리 등은 최순실씨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사력을 다해 직답을 회피하며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관련 의혹을 차단하는 모양새였다.

아울러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재계가 8백억원을 출연해 만든 미르 재단과 케이(K)스포츠 재단의 설립·운영에도 최순실씨가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진보언론 한겨레에 의해 드러나 정치권의 공방이 여야 ‘난타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씨 관련 의혹까지 제기된 주장이어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은 향후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은 온갖 의혹이 제기되는데도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이유로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우병우 수석의 민정비서관 발탁, 청와대 입성은 최순실씨와의 인연이 작용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응천 의원에 따르면, 우병우 수석은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해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상태이던 2014년 5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에 임명됐고, 8개월 만인 이듬해 민정수석으로 고속 승진했다. 연배를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고려할 때 파격적인 인사였지만 자세한 배경은 알려진 바 없었다.

이날 최순실씨 관련 각종 의혹을 제기한 조응천 의원은 검찰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초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하다 물러난 뒤 2015년 초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으로 기소됐다가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조응천 의원은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헬스 트레이너로 구설에 올랐던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도 최순실씨가 추천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유명 연예인과 대기업 최고경영자 등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했던 윤전추 행정관은 2013년 2월 부이사관급 고위공무원인 3급 행정관으로 청와대 제2부속실에 채용돼 한때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있다. 윤전추 행정관이 재직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가 대통령의 개인 트레이너를 공무원으로 채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청와대가 억대 헬스장비를 구입했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대통령 보좌 업무를 맡고 있다”고 궁색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어 “최근 제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대통령이 착용하는 브로치, 목걸이 등 액세서리도 최순실씨가 서울 청담동 주얼리숍에서 구매해서 전해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폭로하면서 최순실씨는 과거 대통령 취임식 당시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입은 고가의 한복을 디자이너 김모씨에게 직접 주문해 챙긴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한복 디자이너 김씨는 현재 미르 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조응천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황교안 국무총리는 정부측 답변자로 나와 “저로서는 전혀 모르는 얘기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제한돼 있다”고 단언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우병우 수석이 검찰 수사에도 직접 개입했다”면서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전·현직 검사들의 하소연을 전하기도 했다. 조응천 의원은 “우병우 수석이 사건에 너무 시시콜콜 개입해서 못 해먹겠다는 말이 많다”, “(우병우 수석은) 주로 법무부를 통해 지시하는데 중앙지검장한테는 직접 전화하는 것 같다”는 등의 내용 등 일선 검사들의 하소연을 전했다.

조응천 의원은 나아가 “청와대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부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중 한 명과 가까운 법무부의 부장급 검사가 3인방의 인사 청탁 심부름을 하고 이 정부의 법무부 장관들도 그 부장만 따로 불러 청와대 기류를 전해 듣곤 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런 주장에 대해 김현웅 장관은 “(그런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참고로 이날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최순실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고 최태민 목사의 딸이자,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실장 역할을 한 정윤회 씨의 전 부인이다. 이날 한겨레는 재벌들로부터 거액의 출연금을 받아 설립된 재단법인 K스포츠의 설립과 운영에 최순실씨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폭로성 기사를 보도해 여의도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놨다.

공교롭게도 최순실씨 관련 의혹이 언론에 제기된 이날은 조응천 의원의 대정부질문까지 겹쳐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이날 오후 정치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응천 의원은 “최근 제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대통령께서 착용한 브로치, 목걸이 등 액세서리도 최순실씨가 청담동에서 구입해 전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그만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조응천 의원은 더욱 구체적으로 “과거 언론보도에 의하면 최순실씨는 취임 당시 대통령이 입은 340만원짜리 한복을 미르재단 이사에게 직접 주문해 대통령에게 전해 준 당사자”라며 “이런 것들을 보고서도 오늘 아침 언론보도(한겨레 보도)가 단순 의혹 제기라고 생각하느냐”고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조응천 의원은 청와대 인사에 있어서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청와대 민정비서관 발탁과 윤전추 행정관(대통령 제2부속실)의 청와대 입성 배경에도 최순실 씨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지현 트레이너’로 잘 알려진 윤전추 행정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 트레이너 역할을 하고 있다.

조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는 "우병우 수석이 사건에 너무 시시콜콜 개입해서 못 해먹겠다는 말이 많다", "(우 수석은) 주로 법무부를 통해 지시하는데 중앙지검장한테는 직접 전화하는 것 같다", "3인방 중 한 명이 검찰인사에 개입한 것을 직접 경험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조응천 의원은 좀더 구체적으로 “우병우 수석이 검찰 수사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 대화록을 공개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에 더 나아가 "3인방과 친한 부장검사가 인사청탁 심부름을 하고 법무부장관도 그 부장검사만 따로 불러서 청와대 기류를 들었다고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대해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