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김병탁 기자]동작구 주민들은 지금 무척 화가 났다. 적절한 합의와 이해 없이 다짜고짜 동작구에 위치한 기상청에 X-밴드를 설치한다는 정부의 말을 듣고 분노로 치솟았다. 28일 오늘 오전 아침 댓바람부터 다짜고짜 국회기자회견장으로 달려온 ‘기상청 X-밴드 레이더 설치 반대위원회’는 “기상청에서 추진 중인 연구용 X-밴드 레이더의 동작구 설치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강력히 반발에 나섰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우리 주민들은 관계 사실을 9월 9일 언론보도를 처음 접했다”며 갑작스런 결정에 대해 주민 대부분이 현재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는 기상청을 항의 방문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요청했으나, 주민공청회와 환경영향평가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라”며 기상청 관계자들이 그들의 항의를 지속적으로 회피 해왔다며 기자회견 내내 그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더군다나 그들이 가장 당황하게 한 것은 “오늘 항의 집회를 듣고서야 구청장 면담이 요청되었다”며 뒤늦은 당국의 대응이었다.

▲ 28일 동작구 주민들은 기상청 X-밴드 레이더 설치 반대를 위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기상청에서 설치하려고 하는 X-밴드 레이더는 원활한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기상지원과 저층 공백지역 위험기상을 감시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X-밴드 레이더 설치와 관련해서 최초로 지정된 사업지는 북한산이었다. 하지만 인근 군부대와 주민들의 반대로 결국 설치 계획을 취소하게 되었다. 더불어 15년 9월과 16년 1월 대국회 업무보고에 의하면 서해안 수직선을 기상관측을 하는 목적으로 X-밴드 레이더를 설치하고자 한다면 최적지로 인천-안산(황금산)-김포(가현산) 등을 계획한 바 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안산과 김포는 후보군에 사라지고, 동작구와 평창이 사업지로 추가되었다.

이에 대해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동작구가) 관연 기상청 레이더 설치를 위한 최적의 입지인지 묻고 싶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최적의 설치장소를 고민한 것이 아니다”며 “42만 동작구 주민 의사를 철저히 무시한 사업의 편의성만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X-밴드 레이더가 동작구로 설치된 점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품었다.

더불어 그들은 “신대방동은 5000세대가 넘게 거주하는 인구 초밀집이다”며 “게다가 인근에 보라매공원과 초중고 4개교가 있어 장기간 전자파에 노출에 따른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우려스럽다”라고 X-밴드 레이더 설치에 대한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또한 성주 사드배치 반대운동을 들며, 성주 시와 같이 끝까지 레이더 배치 반대 투쟁을 나갈 것이라며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첫째. 기상청은 X-밴드 레이더 설치 목적에 부합하는 최적의 장소가 왜 기상청 본청인지 스스로 증명하고 주민들에게 설명하라.

 둘째. 위 레이더의 성능 및 안전도 검사 등 해당 자료를 공개하라. 만약 안전도 검사 등 자료가 없다면 왜 인구 고밀집 지역 주민들을 시험 대상으로 노출시키려 하는지 그 사유를 밝혀라.

 셋째. 기상청은 해당지역 X-밴드 레이더 설치를 즉각 중단하고,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

 넷째. 조속히 대체부지 선정을 포함한 대안 마련에 착수해라

 

한편 이날 오전 국회기자회견장에는 기상청 X-밴드 레이더 설치 반대위원회 관계자와 서울 동작구갑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함께 했다.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