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김지윤 기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3일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 편지를 보내는 문제에 대해 "우리는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지난해 12월 한일간 위안부 문제 합의에 추가해 일본측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 편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느냐는 민진당 오가와 준야(小川淳也)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2월 한일간) 합의 내용을 양국이 성실히 실행해 나가는 것이 요구된다"며 "(편지는 합의) 내용 밖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은 일본 시민단체 등 국내외 일각에서 아베 총리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 편지를 보내라는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8월 14일 전후(戰後, 일본의 2차대전 패전 이후) 70년 담화에서도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며 '과거형 사죄'에 그치고 직접 사과하지 않은 것의 연장선으로 파악된다.

그는 또 지난 8월 15일 일본 패전일을 맞아 가진 희생자 추도식에서도 "전쟁의 참화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 "역사를 겸허하게 마주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겠다"고 말했지만 일본의 가해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2012년 말 취임 이후 열린 세 차례 패전일에 이어 4년째 가해 책임을 외면한 것이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 보도해 온갖 고초를 겪었던 전직 일본 기자가 최근 우리 말로 된 수기를 펴냈다.  

지난 1991년 우에무라 다카시 기자가 보도한 위안부 관련 기사에는 위안부 최초로 실명을 공개하고 증언에 나선 고 김학순 할머니의 삶을 담았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 사상 처음으로 알린 이 보도로 우에무라 기자는 일본 우익세력의 공격을 받았고, 지난 2014년엔 가족 살해 협박까지 당했다.

우에무라 다카시는 "자살까지 해야 한다, 그런 글까지 나왔다. 그건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고, 그때 너무 충격을 받아서 완전히 힘이 빠졌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딸의 얼굴이 노출돼 경찰 보호를 받는가 하면 자신의 대학 교수 임용도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지인들의 도움으로 자신을 날조 기사를 쓴 기자라고 공격하는 이들에 맞서 소송을 벌이고 있다.  

그는 "위안부 할머니가 증언을 시작했다고 하는 게 날조 기사이면 그것은 위안부 문제를 완전히 부인하는 거다"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dpdjxhtm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