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98단독 정우석 판사는 정모씨 등 17명이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를 상대로 낸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는 지난 2014년 8월 시민들이 처음 소송을 제기한 지 2년 2개월 만에 나온 첫 판결이다.

소송의 쟁점은 주택용 전력 사용량에 따라 6단계로 나눠 누진적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한전의 약관이 공정한지 여부였다. 사용량이 100kWh보다 적은 1단계에선 전력당 요금이 60.7원이지만, 500kWh를 넘는 6단계가 되면 709.5배에 이르러 전력당 요금이 11배 넘게 뛴다.

해당 소송에서 정모씨 등은 “한전이 누진제를 적용해 부당하게 징수했으므로 정당하게 계산한 요금과의 차액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 조항’을 무효로 보는 약관규제법 제6조를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들이 소송의 근거로 삼은 약관규제법 제6조에 한전의 누진제 약관이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 해당 약관이 관련 법령과 고시 등에 근거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관련, 정우석 판사는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주택용 전기요금 약관이 약관규제법상 공정성을 잃을 정도로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고시에 따르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는 차등요금, 누진요금 등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선고 이후 원고 측 대리인 법무법인 ‘인강’의 곽상언 변호사는 항소의 뜻을 밝혔다. 곽상언 변호사는 “법원은 전기요금 누진제가 고시와 법률에 근거 규정이 있다고 했는데, 이는 위법하다는 취지와 다르다. (법원 판단이) 이론적으로 맞는지 다시 검토할 것”이라며 “한전이 재판에서 원가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를 근거로 판결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