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친정으로 복귀했다. 손학규 고문은 20일 국회에서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하고 친정을 떠나지 않았다. 손학규 고문은 그간 거취문제를 확정하지 않고 제3지대에서 공전하다 끝내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했다. 손학규 고문의 ‘더불어민주당 컴백’은 야권으로서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지난 2014년 7·30 경기 수원병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다음날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손학규 고문은 2년2개월여 동안 현실정치를 떠나 정계은퇴 선언 기자회견을 했고, 전남 강진으로 내려가 손수 농사를 지으며 칩거했다. 손학교 전 대표는 복귀 선언은 20일 국회 정론관으로 정해졌다. 손학규 전 고문이 정계 은퇴선언을 한 장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손학규 전 고문은 당초 이번 주말께 상경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손 전 고문이 직접 날짜를 20일로 앞당겼다고 전해진다.

▲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더불어민주당에 다시 컴백한다는 소식이 20일 알려졌다. 이로써 그간 손학규 전 고문을 영입하고자 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을 놓고 새누리당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안보관을 문제 삼으며 파상공세를 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 문제가 얽힌 이화여대 사태와 미르·K스포츠 관련 각종의혹이 봇물을 이루는 ‘최순실 게이트’로 명명하며 총반격에 나선 상황에서 손학규 전 고문이 정계복귀 선언을 하는 모양세가 됐다. 공교롭게도 회고록을 쓴 송민순 전 장관은 2008년 손학규 전 대표가 비례대표 4번으로 추천해 18대 국회 입성했다.

손학규 전 고문이 복귀 시점을 앞당긴 것과 관련해서 일각에서는 “현재 국정상황과 정치가 극도로 혼탁해지고 국민들이 희망을 느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손학규 전 고문이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고 이런 상황을 외면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에 일선에 나선 게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19일에는 전통 야당을 고집하면서 원외에서 ‘민주당’ 정통성을 이어오던 김민석 대표가 더불어민주당과의 조건없는 통합을 선언하고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가 이를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김민석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 18일에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에 앞서 입장을 발표했다.

따라서 손학규 전 고문은 기자회견에서 밝힐 메시지는 야권의 통합과 정치 때문에 혼탁해진 나라살림을 정리하겠다는 내용이 담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손학규 전 고문의 한 측근은 “우리나라의 안보 현안에 대한 문제 의식을 제시하고, 현재 처한 위기를 진단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를 밝히게 될 것”이라며 “대선주자로 임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드러낼 것”이라고 전했다.

손학규 전 고문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기자회견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되는 부분이지만 손학규 전 고문의 한 측근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만일 손학규 전 고문이 탈당하게 된다면 더불어민주당 입장으로선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호남에서의 총선 참패에 맞불려 손학규 전 고문까지 잃게 된다면 더 이상 호남에서의 지지기반은 없게 된다는 점과, 야권 내에서의 강한 구심력을 갖고 있는 손학규 전 고문이 국민의당이나 제3지대에서 운신한다면 수권야당의 이미지에는 깊은 상처를 입게 될 것이 명약관화하게 되는 셈이다.

손학규 전 고문의 당내 복귀는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새누리당 친박, 더민주 친문 이외의 세력이 헤쳐 모이는 ‘제3지대론’은 향후에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손학규 전 고문은 이날 점심 무렵 칩거 중인 전남 강진의 만덕산에 올라 강진만을 내려다 봤다. 손학규 전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로 올라와 회견을 마친 뒤 구기동에 마련한 자택에서 생활한다.

한편, 손학규 전 고문이 칩거 했던 강진은 조선시대 다산 정약용 선생이 18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유배지다. 손학규 전 고문은 강진에서 다산의 개혁정신으로 나라를 구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데, 지난 4.13 20대 총선 당시만해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는 서로 손학규 전 고문에 대해 ‘러브콜’을 던졌다. 즉, 양당은 서로 손학규 전 고문이 자기당의 선거 유세에 나서 주기를 바랬지만 손학규 전 고문의 태도는 이도저도 아니었다.

백남기 열사가 의학적으로 사망했던 지난 9월말에는 급거 상경해서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를 만나 ‘저녁이 있는 삶’을 언급하면서 손학규 전 고문에게 강력한 ‘러브 콜’을 보냈지만, 결국 손학규 전 고문의 선택은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이었다.

손학규 전 고문의 정계복귀는 강진에서 “다산의 개혁정신으로 나라를 구하는 데 저를 던지고자 한다”는 발언을 신호탄으로 했다. 즉, 칩거 기간동안 단 한번도 정계 복귀를 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 손학규 전 고문이 지난 9월 하순경에 이와 같이 선언함으로써 정계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무성했다.

손학규 전 고문은 그후 여론을 관망하고 있었을 것으로 알려졌는데, 손학규 전 고문의 국회 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 ‘기자회견 내용이 거취관련’으로 표기되면서 공식화 됐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