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후 7시간 동안 두절된 박근혜 대통령의 행방이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판 라스푸틴이라 불리는 최태민·최순실 일가의 믿을 수 없는 비위행위가 점차 사실로 밝혀짐에 따라, 세월호 7시간 역시 최순실 개입했다는 루머가 퍼지고 있다. 한편 ‘라스푸틴’이라는 말이 과거 미대사관 외교전문에서 최태민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는 이야기가 보도되면서, 아버지 대를 이어 최순실도 라스푸틴처럼 세월호 7시간에 깊게 개입했다는 루머가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8일 이날 오전 국회 예결위에서 김광수 의원은 최근 떠도는 ‘세월호 7시간’과 최순실과 관련된 루머에 대해 황교한 국무총리에게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에 대해 아직도 국민들은 많은 의구심이 있는데 그 사라진 7시간이 최순실 씨와 연관 돼 있다는 의혹이 대단히 강하게 일고 있다"며 이 같이 질의했다.

▲ 라스푸틴은 황태자의 병을 고쳐주겠다며 니콜라이 2세의 황후 알렉산드라를 사로잡아 그후 비선 실세로 막강한 권력을 누리며 전횡을 일삼다 결국 제정 러시아를 파국으로 끌고 간 인물로 유명하다.

그러자 황교안 총리는 "대통령께서는 제가 알기로 청와대 안에서 일을 하셨던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다"며 "그 당시 세월호 사태가 생겨서 현황 파악과 부처 보고, 필요 지시를 하는 등 비서실과 함께 그런 걸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떠돌고 있는 최순실과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루머를 강하게 부인했다.

김광수 의원은 "그런데 왜 박 대통령이 엉뚱한 질문을 하는 등 상황파악을 전혀 못했나, 그래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한 번 더 의혹을 제기하자, 황교한 총리는 "방금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그 시간에 세월호 사고에 대한 대처를 하고 있었다고 저는 알고 있고, 그것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할 것이라고 본다"고 극구 부인했다.

한편 이날 언론을 통해 과거 주한 미국대사관이 최순실 씨 아버지인 고 최태민 씨에 대해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불린다고 본국에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충격적인 폭로로 유명한 ‘위키리크스’ 사이트에서 윌리엄 스탠턴 당시 주한 미 부대사가 2007년 한국 대선 상황을 본국에 보고할 때 당시 한나라당 경선 중이던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 일가에 의해 곤경에 처해 자신의 과거를 설명해야할 처지에 놓였다며 그와 동시에 최태민을 ‘라스푸틴’과 같은 존재라고 소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스푸틴은 황태자의 병을 고쳐주겠다며 니콜라이 2세의 황후 알렉산드라를 사로잡아 그후 비선 실세로 막강한 권력을 누리며 전횡을 일삼다 결국 제정 러시아를 파국으로 끌고 간 인물로 유명하다.

아울러 정동영 의원(국민의당)이 이날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해 한마디로 “한국판 라스푸틴 사태”로 정의함에 따라 라스푸틴이 한 때 포털사이트에 상위권에 오르는 등 인터넷 상에서 최순실 씨를 지칭하는 또 다른 호칭으로 불려지기 시작했다.

[한인협 = 김병탁 기자]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