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200兆 … ‘주의단계’

국제결제은행(BIS)은 한국의 민간신용(민간부채)과 관련 ‘주의단계’로 평가 김소민 기자l승인2016.11.02l수정2016.11.02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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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김소민 기자] 우리 경제의 뇌관이라 불리는 가계부채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가계빚 증가세는 주요국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도 높다는 한국은행의 경고가 나올 정도다. 이미 국제결제은행(BIS)은 한국의 민간신용(민간부채)과 관련 ‘주의단계’로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의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비율이 194.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166.6%)과 유로 지역(164.1%), 영국(158.1%), 미국(150.1%) 등 주요 선진국을 웃도는 수준이며, 신흥국인 말레이시아(136.9%)와 태국(122.1%)보다 높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GDP 대비 비중이 큰데도 민간신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데 있다.

BIS가 주요 19개국을 상대로 지난해 1분기 이후 1년간 민간신용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5.9% 늘어 멕시코(13.7%)와 중국(14.7%)을 빼고 가장 빨리 빚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는 GDP 대비 민간신용비율이 41.3%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고, 중국은 부동산 거품으로 209.8%에 달하지만 연간 6%대 경제성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 가계부채 그래프. 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1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1~8월 가계부채 증가세가 예년의 2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직전 4년 동안(2012~2015년)엔 평균 30조원 정도씩 늘던 것이, 올 들어 68조원 늘었다는 것이다. 또 가계부채가 은행보다 서민층이 많이 이용하는 저축은행·새마을금고 등 비(非)은행 대출을 통해 크게 늘고 있다고 한은은 밝혔다. 올해 1~8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원 정도 줄었다. 반면 비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은 15조원가량 늘었다.
 

저축은행들의 ‘후순위 대출’ 영업 방식은 생계형 대출 증가세의 원인이다. 후순위 대출은 은행권에서 주택을 담보로 추가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사람의 주택담보대출을 저축은행으로 옮긴 뒤, 담보를 잡지 않는 신용대출 방식으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빌린 액수보다 더 빌려 쓰는 방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돈 빌려줄 곳이 마땅치 않은 저축은행들이 은행권의 대출을 저축은행 대출로 바꿔치기해 주는 것이 비은행권 생계형 대출액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저소득층이 빌리는 부채가 점차 악성(惡性)이 되어 가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발표한 ‘가계부채와 소득계층 이동’ 논문에 따르면 소득 하위 10% 가계의 2008년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09배였는데, 2014년에는 7.85배로 크게 높아졌다. 소득 하위 10% 계층의 빚 총액이 2008년만 해도 연소득의 2배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는데, 2014년에는 연소득의 7배를 넘었다는 뜻이다. 반면 소득 상위 10%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2.16배에서 1.78배로 줄었다. 이 수치는 개인신용정보업체 KCB(코리아크레딧뷰로)의 대출자료 20만 건을 분석한 결과다.

저소득층의 부채비율이 늘고 있는 것은 햇살론처럼 정부 정책자금을 활용해 서민들에게 대출을 많이 확대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원 교수는 “내일 당장 먹고살 게 없어서 돈을 계속 빌려야 하는 저소득층에게 정부가 대출 상품을 마련해 준 결과”라고 말했다.

가계신용 비율은 2010년 초 매우 짧은 수축 국면을 거쳐 25분기 연속 확장 국면을 지속한 것으로 한은은 분석됐다. 특히 2014년 하반기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완화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주택시장 호조 등이 가계빚 증가세를 부채질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BIS 방법론을 준용해 신용갭을 산출한 결과 가계의 신용갭은 작년 1분기에 ‘플러스’로 전환됐고 최근 그 폭이 ‘주의단계’ 임계치인 2%포인트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통화신용정책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가계부채와 더불어 기업 구조조정, 국제유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 등 4가지를 꼽았다.


김소민 기자  ssom_in119@i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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