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 이어 순실사기?’ 국정교과서 다시 논란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에 다시 목소리 김소민 기자l승인2016.11.03l수정2016.11.03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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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김소민 기자] “교육부가 새로운 국정 역사 교과서 시안을 이달 말에 발표합니다. 혼이 비정상이 될 수 있어서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한다는 것이었지만 최순실 파문으로 그 동력이 계속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2일자 JTBC 뉴스 앵커 멘트를 인용했다.

최순실씨가 국정운영 전반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역사학계가 시국선언에 동참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에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시민사회는 국정교과서를 '최순실 교과서'로 규정짓고 폐기를 요구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었던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가 최순실씨의 최측근 차은택씨의 외삼촌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교과서 추진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혼' '기운'처럼 종교적 색채가 짙은 용어를 유독 내세웠다.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밝힌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당시에는 대통령의 발언을 이해 못하겠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최순실씨가 국정운영 전반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전후 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반응이 많다.

2일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국무총리에 전격 내정되면서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김 총리 내정자는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교육부는 계획대로 국정 역사교과서 개발을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교육부 안팎에서 제기되는 예상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최근 상황이나 국민여론과 관계 없이 예정대로 내년 3월부터 중·고교에 국정 역사교과서를 보급하는 것이다. 기존 교육부 입장과 같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31일 간부회의에서 "국정교과서는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리는 이튿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 역사교과서는 차은택씨의 외삼촌인 김상률 전 청와대 수석의 주도로 이뤄졌고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한다"며 보류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부총리는 "국정 역사교과서는 학생들의 역사 공부를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정권 차원에서 발간하는 게 아니라 교육 차원에서 발간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단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지난 1일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서도 이 부총리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발간되지 않으면 내년 학기부터 역사 교육을 실시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교육적 측면을 고려해 중단은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정교과서 개발이 거의 다 되어 가는데 지금 와서 어떻게 하겠느냐"라며 "내년 2월에 인쇄해서 학교에 보급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도 시간이 없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28일 현장검토본을 인터넷에 e-북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다.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이다. 그동안 베일에 가렸던 집필진 45명도 같이 공개한다.

12월까지 의견을 수렴한 후 현장검토본을 수정, 보완해 내년 1월까지 최종본(결재본)을 확정한다. 인쇄 작업을 거쳐 내년 3월 새학기부터 일선 중·고교에 배포할 예정이다.

실제 김 내정자는 지난해 10월22일 동아일보에 기고한 '국정화, 지금이라도 회군하라'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했다.김 내정자는 칼럼에서 "교과서를 국정으로 획일화하여 강제하기보다 현실이라는 또 다른 교과서를 잘 쓰기 위해 노력하라"고 지적했다.

김 내정자는 동아일보 칼럼에서 "'좌편향' 교과서에 좌편향이 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 주체사상 부분만 해도 그렇다. 비판적 문구가 한두 줄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북한 측 입장을 길게 소개하는 것만 해도 '좌편향'이다"라고 썼다.

▲ 국정 교과서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한 학생의 모습

이투데이 칼럼에서도 김 내정자는 역사교육의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역사교육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규정한 후,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어느 한쪽으로의 획일적 역사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 당연히 집필 검증 채택 전 과정의 참여자들도 더욱 다양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 1일 국회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는 진영 논리나 정치적 문제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며 "현재 용어 하나하나에 대한 이념 편향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공개되면 왜 시끄러웠나 싶을 정도로 한쪽에 치우치거나 오해 받을 만한 내용은 없을 것"이라며 "현안보고 때 내정자에게도 잘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1948년 8월 15일을 정부 수립일이 아닌 대한민국 수립일로 기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김소민 기자  ssom_in119@i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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