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제 시인이 성희롱 사건에 휘말렸다. 배용제 시인의 출판을 담당했던 ‘문학과 지성사’에서 지난 6일 사과문과 함께 배용제의 시인을 책을 절판하기로 약속했다. 배용제 시인을 포함해 예술계에 벌써 몇 차례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는지 모른다. 백용제 시인 등 이번 예술계 성추행 파동을 보며, 현재 예술계 밖에서는 예술계가 지금의 곪은 문제를 모두 쇄신해 새롭게 발돋움하길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문학과 지성사’의 강경한 결정에 대중은 찬사를 보낼 만큼 예술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이미 바닥으로 치닫았다.

지난 6일 ‘문학과 지성사’ 공식 홈페이지에 배승제 시인의 성추행 관련 ‘문학과 지성사’에 공식 입장을 밝혔다.

▲ 지난 6일 배용제 시인의 성추행 사건을 두고 '문학과 지성사'는 배용제 시인의 책 출판을 중단하기로 자신들의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함께 공지했다.

출판사는 “최근 일어난 ‘문단 내 성폭행·성추행 논란’과 관련한 문지의 입장과 조치를 밝힙니다.”며 서두는 담담하게 시작했다.

이어 “문학과지성사는 문지 시인선에서 시집을 출간한 박진성 시인의 충격적인 보도를 접하고 조속한 사실 관계 확인과 상응하는 조치를 약속드린 바 있습니다만, 이후로도 문학과지성사에서 시집을 출간한 여러 시인들에 관한 불미스러운 소식이 줄을 잇는 것을 참담하고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며 이로 인한 피해자의 아픔, 독자들의 실망 앞에서 전통 있는 문학 출판사로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깊은 고민의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며 최근 연이어 발생한 박진성과 배승제 시인의 성추행 파문에 대해 출판사로서 책임을 통감했다.

더불어 “문학은 문학으로서 평가되어야 한다는 문학의 자율성에 대한 믿음, 그러므로 작가에 대한 평가는 무엇보다도 작품 자체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믿음은 문학과지성사에 몸담고 있는 다양한 세대의 동인들이 공유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최근의 사태에서는 시인들 자신이 문학적 권위를 업고 타인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극히 예외적인 개인적 일탈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다수의 사건으로 표출되었다는 점에서 출판사 역시―출간 결정 과정에서 시인들의 그러한 행태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며 다시 한 번 출판사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이 문제에 대해 무거운 마음을 지울 수 없음을 토로했다.

곧이어 “ 문학 세대 간 편집권과 경영권 이양이라는 모델을 통해 문학적 공공성의 가치를 지켜온 문학과지성사는 그 누구도 문학적 권위를 수단으로 타인을 권력 관계 속에 옭아매고 반인간적, 범죄적 행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수수방관할 수 없으며, 그러한 문제가 드러난 시인들의 경우 사안을 가려 출판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할 것입니다. 그 조치에는 향후 출판 계약 체결 중단, 계간지 『문학과사회』 원고 청탁 중단에서 기 출간 도서 절판까지 포함될 수 있습니다. 현재 박진성, 배용제 시인의 경우 법적 논란이 있어서 기 출간 시집의 절판에 앞서 출고 정지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며 문제 있는 시인들의 책의 출판을 정지할 거라는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조했다.

글 말미에 “학과지성 시인선, 문학과지성사의 책들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며 재차 문학과 지성사를 사랑한 독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거듭된 예술계의 성추행 파문과, 파문 후 당사자와 출판사들의 이러한 일련의 노력 과정에도 불구하고, 연일 성추행 파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분명 하인리히 법칙처럼 분명 예술계 역시 갑작스레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묘한 징조가 쌓여 작은 사건이 되었고, 그 작은 사건마저 쌓여 이토록 큰 사건으로 번지고 만 것이다. 그러므로 분명 예술계 스스로가 수차례 징조와 작은 사건 속에서 자성적인 노력을 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은 문제를 저지른 일부 예술인이 아닌 예술계 전체가 반성할 일이다.

모든 학문분야에는 뛰어난 업적 이전에, 신뢰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이 신뢰란 전문가적 지식적 함양과 더불어 도덕적 관념에서부터 작은 행동에 이르기까지 수찬 평가 속에서 쌓여지는 것이다. 즉 신뢰란 수 맣은 평판이 오가기 때문에 쌓기는 힘들어도, 작은 실수 하나로 잃기는 쉽다. 지금 혀내 우리 예술계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상실했다. 성추행 파문 전, 유명 작가들의 표절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기에 이번 사태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됐다.

현재 예술학계를 향한 숱한 비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문학계 스스로 높은 잣대를 통해 자성의 노력과 더불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일 말고는 현재의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없다.

[한인협 = 김병탁 기자]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