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 검찰 8시간 공방

박유하 측 "국제문건도 위안부의 매춘 형식과 일부 자발성 인정" 김소민 기자l승인2016.11.09l수정2016.11.09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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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김소민 기자]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 등으로 표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유하(59) 세종대 교수가 세 번째 재판에서 검찰의 기소 근거를 반박했다. 8일 열린 재판에서 "책에서 일부 표현만 골라 비판하는 검찰 논리라면 위안부를 주제로 한 다른 도서나 보고서도 법정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박유하씨의 모습

1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이상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3차 공판기일에서 검찰과 박 교수 측은 고노 담화, 유엔인권위원회의 1996년 쿠마라스와미 보고서와 1998년 맥도걸 보고서 등 위안부 관련 국제문건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박 교수 측은 검찰이 근거로 든 국제문건들도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의 형태를 띤 점, 돈을 벌러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된 여성도 있었던 점 등을 모두 인정하고 있어서 '제국의 위안부'와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 교수 측은 "쿠마라스와미 보고서도 '위안소 설립의 명분은 매춘 행위를 제도화하고 통제해 일본군 내 강간 보고의 수치를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며 위안소가 매춘 형태였다고 기록했다"면서 "박 교수도 이런 맥락에서 매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짚었다.

박 교수측은 "검찰은 박 교수가 책에서 '강제연행'을 부정하고, 위안부가 '애국적·자발적'으로 일본군에 협력한 것처럼 서술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여러 보고서와 도서에 나온 유사한 표현들을 증거·참고자료로 제시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제시된 보고서들과 박 교수 책은 집필 취지가 다르다.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맞지 않다"며 박 교수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이 책은 일본군이나 일본국이 위안부 징집과 관리에 개입했다는 증거도 없고, 일본군의 이같은 개입을 범죄행위가 아닌 매춘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제연행 부분에 대해 박 교수 측이 제시한 자료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박 교수 측은 1945년 4월 미군이 조선인 민간인을 상대로 벌인 심문 보고서를 들며 "'한국 매춘여성 모두 자원자였거나 부모에 의해 매춘업에 팔려온 여성들이었다'는 진술이 있다. 위안부 모두가 자발적이었다는 건 아니지만,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반면 검찰은 "진술한 조선인들이 위안부 관리업자였을 가능성도 있다"며 "미군 조사에서 처벌을 피하기 위해 당연히 그렇게 진술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양 측은 책에서 사용된 '동지적 관계'라는 표현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검찰 측은 "책에서는 '나라를 위해 했던 일' '기쁘게 나서서 한 일' 등의 표현을 반복하며 위안부가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음을 강조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모두 조선인이 아닌 일본인 위안부의 진술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조선인 위안부가 그랬다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 측은 "해당 진술이 일본인 위안부의 것은 맞지만, 당시 식민지 테두리 안에 있던 조선인 위안부도 기본적인 관계는 일본인 위안부와 같다고 봐야 한다"고 맞섰다. 이어 "책에서는 일본-조선 위안부가 다르다고 명백히 설명하고 있으므로 검찰의 문제제기도 틀리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약 8시간에 걸쳐 진행된 4차 공판에서 피고인 측이 제시한 40여개의 증거와 100개 이상의 참고자료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오는 29일 오후 2시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릴 다음 재판에서 양측은 박유하 교수를 대상으로 3시간가량의 피고인 신문을 벌일 예정이다.


김소민 기자  ssom_in119@i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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