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감독이 귀국했다. 지난 8일밤 10시 10분 인청공항을 통해 차은택 감독은 고국으로 돌아왔다. 오랜 방황 속 돌아온 차은택 감독에게 반가운 환영사 대신, 차디찬 스포트라이트가 연신 터졌다. 그리고 차은택 감독을 긴급체포하기 위해 온 수사관들이 있었다. 수사관들은 차은택 감독의 손목에 어제의 수천만원짜리 시계 대신, 차가운 수갑을 채웠다. 차은택 감독은 현실에 체념한 듯 자신의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섰다. 그리고 차은택 감독은 기자들을 향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울먹였다. 더불어 차은택 감독은 국민들에게도 죄송하다고 전하며 “검찰에서 진실되고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수사관의 손에 이끌려 인천공항을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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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일 밤 10시 10분경 차은택 감독이 오랜 해외 도피 생활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하자마자 차은택 감독을 취재하겠다고 몰려든 기자들에게 둘러싸이게 되었으며, 차은택 감독은 울먹이며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
차은택 감독은 처음 우리에게 알려진 건 가수 이승환의 뮤직비디오였다. 당시 ‘지하철 귀신’으로 유명한 ‘비원’ 뮤직비디오 연출을 차은택 감독이 맡았다. 그 이후에도 차은택 감독은 이효리, 싸이 등 유명 연예인들의 뮤직비디오 연출 및 유명 CF연출을 하며 잘나가는 감독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누가 봐도 부러움을 살만한 연예계 위치까지 우뚝 올라섰다.
하지만 차은택 감독은 무엇이 부족해서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와 가깝게 지내기 시작했다. 막부 권력자인 최순실 씨를 지근거리에서 모시면서 차은택 감독 또한 조금씩 막강한 권력의 맛을 보기 시작했다. 차은택 감독은 어느새 감독이 아닌 문화계 황태자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연예계뿐 아니라 문체부 내 고위공무원들까지 마구 주무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대부인 송성각 전 머큐리포스트 이사를 한국 콘텐츠원장 자리에 앉히는데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이 있는가 하면, ‘늘품체조’, ‘부산아시안게임’등 국가중심의 문화융성사업에 자신의 이권을 깊숙이 개입했다는 설이 있다.
덤으로 자신의 외삼촌인 김상률 외삼촌과 자신의 은사인 김종덕 교수를 각각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문체부장관자리에 앉히는데 그가 힘을 썼다는 의혹도 있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던가? 차은택 감독의 문화계 황태자 자리는 지난 9월 국감시작부터 야당의 최순실 비선실세 개입 의혹 제기를 계기로 서서히 금가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JTBC에서 최순실 대통령 연설문 개입 정황이 담긴 태블릿PC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관련자들이 줄줄이 옷을 벗고, 검찰소환조사를 받는 모습을 보며 그 또한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혔을 것이다. 이후 차은택 감독은 해외로 나가 수십 일을 체류하다 어젯밤이야 비로소 귀국했다.
차은택 감독의 어제의 눈물은 어쩌면 하루아침에 뒤바뀌어 버린 현실에 대한 괴리에서 쏟아진 눈물일지도 모른다.
국민들은 그의 눈물에 동정하기보다 분노했다. 지난날 한 매체를 통해 차은택 감독이 자신의 지인에게 자신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자신을 비호해 안전할 거라는 말을 내뱉었다는 사실이 세간에 퍼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난 6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검찰조사 전 반성 없는 표정과, 검찰청 내 심문과정에서 우병우 전 수석의 여유 있는 웃음과 팔짱낀 모습이 담긴 한 장의 사진은 우병우 전 수석을 물론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치솟을 만큼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차은택 감독의 어제의 눈물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말았다. 어젯밤 차은택 감독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그와 관련된 기사에는 국민들의 분노가 수없이 달렸다.
한편 오늘부터 검찰에서 차은택 감독과 관련한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차은택 감독은 최순실 관련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개입 및 공직자 인사 개입 의혹 등에 대해 검찰로부터 집중적인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한인협 = 김병탁 기자]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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