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김소민 기자] 한진해운이 운항했던 141척의 선박중에서 매각 가능한 배는 65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급 5척에 그칠 것으로 보여 껍데기 매각이 우려되는 가운데 대량 실직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10일 해상직원(선원) 560여 명에게 일괄적으로 해고를 통보했고 육상직원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해고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 KBS 방송 캡쳐

한진해운은 이날 정규직·계약직 해상직원 560여 명에게 ‘경영여건 악화에 따른 한국 해상직원 인력 구조조정 시행(해고 예고문)’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해고일은 12월 10일이다.

승선 중인 해상직원들에게는 선장을 통해 ‘해고 예고문’이 전달됐고, 배에서 내려 휴가 또는 대기 상태에 있는 직원들에게는 등기우편으로 발송됐다. 다만 매각 자산으로 내놓은 컨테이너선 5척과 가압류된 5척의 선박에 탑승한 해상직원 70여 명에 대해서는 이번에 해고 통보가 미뤄졌다. 　

배를 선주에게 반납하면 자동으로 해고되는 계약직 외국인 선원 600여 명까지 포함하면 연말까지 한진해운의 해상직원 1200여 명 전원이 한진해운을 떠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급격한 경영여건 악화에 따른 운영 선박 감소, 영업 양수도 추진 등의 사유로 부득이 인력 구조조정을 시행하게 됐다”며 “사전에 해상노조와 협의를 마친 사안”이라고 밝혔다.  .

한진해운의 북미노선 입찰에서 나올 물건은 6500TEU 안팎의 컨테이너선 5척과 북미 롱비치터미널 1개 정도밖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6500TEU급 배값은 현재 시세로 300억~500억원대 정도다. 5척이면 많이 쳐도 2500억원 정도다. 롱비치 터미널의 매각 가격은 1000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배와 터미널을 합쳐서 시세 3500억원 정도 수준에 머문다.

인수 1순위 후보인 현대상선측은 3500억원 정도의 현금은 충분히 자체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대상선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덕분에 부채비율은 200% 미만으로 떨어졌다. 현대상선 고위 관계자는 "만약에 인수 자금이 모자랄 경우에는 브릿지 론(단기 자금 확보)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진해운이 내다팔 선박이 5척에 그친 이유는 그동안 110척의 선박이 반선(임대한 배를 돌려줌)된 것이 주된 요인이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사선 37척, 용선 60척을 합쳐 97척 중 총 74척을 반선했다. 또한 벌크선은 사선 22척, 용선 22척을 합쳐 총 44척중 36척을 반선했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을 합쳐서 총 110척이 반선된 것이다.

한진해운이 확보중인 배는 법정관리 이전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한진해운 소유의 10척 가운데 100% 소유권을 갖고 있는 5척의 중소형 선박은 담보로 잡히면서 매각조차 불가능해졌다.

매물로 나온 나머지 5척은 선박금융이 거의 완료된 컨테이너 선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업계 전문가는 "한진해운이 운영한 선박들을 분석한 결과 선령이 낮은 대형선은 대부분 용선이어서 반선되고, 자사선은 오래된 소형선이라서 활용가치가 거의 없어 매각할 자산이라는 게 별로 남아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진해운이 반선한 배를 현대상선 등 다시 가져갈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 해외 선주들이 국내 선사들에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현대상선에 배를 재 임대하는 것을 꺼릴 것이라는 평가다.

한편 법원은 10일 미주 노선 영업망에 대한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5곳 가운데 현대상선과 SM(삼라마이더스)그룹 등 두 곳만이 본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법원과 한진해운은 14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이후 21일 본계약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소민 기자  ssom_in119@iclou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