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닭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를 제대로 치받았다. 이재명 시장은 20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박근혜 대통령이 자진 사퇴라는)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려준다면 대통령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면서 “퇴진 후에도 대통령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겠단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것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퇴로 보장은 안 된다. 퇴진 후 반드시 구속 처벌해야 한다”며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이 부당함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야권 대선주자 6명의 정치회동에 참석한 후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전 대표의 주장을 겨냥한 듯 “대한민국의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야당 대권주자 6인 시국관련 회동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서 수습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문재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지켜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호남민심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매일경제’의 20일자 “문재인 ‘박대통령 결단땐 명예 퇴진 협력’ 신분보장 첫 언급”이라는 제목의 뉴스 기사를 링크하고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들이받았는데, 이는 그동안 납작 엎드려 야권 맹주 문재인 전 대표의 눈치만 보고 있던 정치인들과는 다른 것으로 이재명 시장이 문재인 전 대표의 제안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글에서 “정치 권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학살자 이승만, 군사 반란 인권 침해 박정희, 쿠데타와 광주 학살 전두환은 책임지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간이 부은 박근혜가 대놓고 불법을 강행한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에 더 나아가 “민주공화국의 주인은 국민이고 법은 평등하다는 것을 ‘박근혜 구속 처벌’을 통해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정오 국회 의원회관에서 야권 대선주자들과 함께 한 비상시국정치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려준다면 대통령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대통령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면서 “스스로 결단해서 먼저 퇴진 선언을 하고, 이후에 질서 있게 퇴진할 수 있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 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의 이런 방법론에 있어서도 “정치권은 지금 즉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절차에 착수하는 것이 옳다”면서 “정치권은 탄핵을, 국민은 퇴진을 역할 분담해서 팀플레이로 투트랙을 가동하는 게 좋겠다”고 말해, 사실상 국민의 뜻을 그대로 대변하면서도 정치권엔 강한 책임을 안겼다.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이 보도를 통해 나가자 호남의 한 재야 정치인 50여명이 결성한 ‘수국포럼’은 문재인 전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들은 “문재인이 문제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왜 박근혜와 ‘뒷거래’ 하려고 하느냐?”면서 “오늘(11/20)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대선 주자 등 8인 회동에 참석하여 도저히 이해할 수 발언을 했다. 박근혜가 퇴진 결단을 내리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퇴진 후에도 대통령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즉 박근혜가 퇴진하면 이후 그 명예를 지켜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절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될 인물이 문재인”이라고 낙인을 찍었다.

이들의 성토를 종합해보면, 문재인 전 대표의 이날 ‘명예로운 퇴진과 퇴진 후 명예를 지켜주겠다’는 발언은, 사실상 박 대통령이 당장 하야를 결심할 경우 퇴임 후 검찰에 출두해 구속 수사를 받거나 기소되는 굴욕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지니는 ‘국민의 뜻’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발언이 아닐 수 없으며, 마치 문재인 전 대표가 국민으로부터 어떤 권한이라도 부여받아 보호라도 해줄 수 있다는 얘기로도 해석된다는 것이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