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에서 시작된 ‘탄핵’의 목소리가 이제 국회 차원의 담론으로 모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20일 비박계 구성된 비상시국정치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결의했으며, 21일 박근혜 대통령 징계 요구안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이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으로 대통령을 탄핵하기로 정했다. 따라서 앞으로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을 위한 ‘당내 탄핵투쟁기구’를 결성해, 그와 관련된 제반 상황 검토 및 실무적인 준비를 할 예정이다.

이날 국회 정론관은 비박계인 황영철 의원과 민주당의 기동민 대변인의 잇따른 ‘대통령의 탄핵 결정’으로 기자회견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

▲ 21일 황영철 의원은 비박계 의원들의 뜻을 모아 새누리당 윤리위원회에 박근혜 대통령 징계요구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 징계요구서 제출과 관련해 2시에 모여서 논의를 했으며 최종적으로 실무진을 통해 징계요구서를 당 윤리위원회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황영철 의원은 “우리 손으로 대통령의 징계 안을 작성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며 “너무도 참담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에게 짊어진 무거운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지워낼 것은 지워내고, 비워낼 것은 비워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고 무거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이제 진정으로 대한민국과 국민과 새누리당을 사랑했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국민들은 육지의 끝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바다의 시작임을 보고 싶어 할 것입니다”며 박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자진 사퇴를 요청했다.

한편 황영철 의원은 이번 징계와 관련해 “현재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 △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하였을 때, △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하여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하였을 때”를 어겼으며 또한 “22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자의 징계 특례)는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공여 및 수수, 직권남용 등 부정부패 범죄로 기소된 당원은 당원권이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며 대통령에 대한 징계 사유가 타당함을 밝혔다.

하지만 기자회견 후 황영철 의원은 ‘대통령의 징계가 당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윤리위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저희는 모르고, 윤리위가 징계결정을 내리더라도 친박 지도부가 이것을 통과시킬 거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고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다만 황영철 의원은 “새누리당의 윤리위가 지금의 이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국민들의 중엄한 목소리를 어떻게 받아드리고 있는가? 이것만으로도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요구서 제출이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지난 20일 비상시국정치회의에서 결의한 탄핵 결정과 앞으로 계획에 대한 질문에 “어데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는 의원수를 봐서도 충분히 정족수를 넘길 수 있을 거라고 짐작합니다.”며 “다만 이외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탄핵안이 될 거다 아니다고 명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며 신중히 답변했다.

한편 황영철 의원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동민 의원도 탄핵과 관련한 민주당의 입장을 밝혔다. 기동민 의원은 “오늘 더불어민주당은 백만 촛불 민심과 오천만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이를 위해 “당내에 탄핵추진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기구는 법리적 검토 등 탄핵과 관련된 다양한 실무적 준비를 할 예정이다”며 탄핵에 대한 명확한 당의 입장을 표명했다.

▲ 21일 기동민 의원은(민주당)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의 탄핵'으로 모아진 당론을 발표하며, 앞으로 민주당은 당내 탄핵추진기구를 구성하고 야3당공조 및, 비박계 협조 등 탄핵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동민 의원은 “온 국민의 마음을 모아 탄핵을 추진하기 위해서 야3당 공조는 물론이고, 시민사회, 새누리당 비박계 등 탄핵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탄핵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또한 “의총에서는 광장의 힘과 국회의 힘을 모아가는 탄핵추진범국민운동본부 구성, 국회 차원의 대통령사퇴촉구결의안, 국민의 다양한 여론을 반영할 수 있는 시민미디어플랫폼 설립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고, 지도부는 이를 진지하게 논의해 추후 의총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며 의총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다양한 의견이 논의 중인 국회 추천 총리에 대해서는 “그 실효성과 의미, 현실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기로 했다”며 이번 주 정도에 확실한 당론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인협 = 김병탁 기자]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