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전 이대총장의 행동은 온 국민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최경희 전 총장은 이날 4차 청문회에서, 증인이 할 수 있는 ‘회피 3종 세트’를 모두 보여줬다. 최경희 전 총장은 시작부터 울먹였다. 최경희 전 총장은 이것이 안 통하자 필살 ‘기억이 잘..’로 일관했다. 심지어 최경희 전 총장은 제1차 청문회 때 회장님들처럼 ‘아픔’을 호소했으며, 끝내 조기 퇴진으로 청문회를 마무리 지었다.

최경희 전 총장은 이날 4차 청문회 시작부터, 여론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이는 최경희 전 총장이 ‘전혀 반성 없는 울먹임’으로 오전 질의에 응했기 때문이다.

▲ 최경희 이화여대 전 총장

이날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최순실을 만난 적 있느냐”며 다짜고짜 쏘아 붙이니, 최경희 전 총장은 울먹이며 “2015년 가을쯤 최순실씨가 학사 관련 의논을 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을 때 인사를 했다”면서도 “입학 때는 없었다. 올해 봄인 4월, 정유라와 같이 찾아와 거의 선 채로 ‘열심히 훈련하고 다닌다’고 잠시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입학 비리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으면서, 최경희 전 총장을 겁박하니 기가 죽은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이어 하태경 의원이 이번 사태에 사과 및 책임을 요구하자 "전 총장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이어 최경희 전 총장이 ”학교에서 엄격한 진상조사를 했음에도 조직적으로 특혜를 준 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말에 주위에 의원들은 ‘어디가 엄격하냐’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또한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는 대한민국 부모와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반성하라”고 질타하자, 최경희 전 총장은 “너무나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최경희 전 총장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진술이 나오면 ‘기억이 잘...’, ‘제가 중요사안임을 몰라서’ 등 청문회 전매특허 ‘모르쇠’로 그때그때 위기만 모면하려고만 했다.

최경희 전 총장은 이날 최순실은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학부형으로 두 차례 봤을 뿐이락 이야기했으며,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것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또한 ‘정윤회 딸이라는 걸 알았느냐’는 질문에 ‘이과 전공자라 처음에 잘 몰랐다’며 입학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듯 말끝을 계속 흐렸다.

더불어 최경희 전 총장은 정유라씨의 입학 및 학사 특혜를 위해 김관복 청와대 교육비서관과 독대했다는 의혹에 대해 “올해 7월 중순 만났지만 안부를 묻는 사적인 자리였다”고 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둘이 만나지 않느냐는 질의에 “기억이 없다. 저는 남자와 둘이 만나지 않는다”며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게다가 최경희 전 총장은 이대 경찰 투입에 대한 혐의도 딱 잡아떼며, 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날 최경희 전 총장은 경찰 공문에 대해 묻자 “공문을 총장 명의로 해야 한다고 해서 총무처장이 보냈지만 경찰 투입을 요청한 건 아니다”며 대충 얼버무려 넘어가려고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최순실이 경찰 투입을 지시했지 않냐고 묻자, 최경희 전 총장이 “있을 수 없는 말씀”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자 안민석 의원도 “총장도, 최순실도 지시를 안 했으면 유령이 했느냐”며 목에 핏대를 세웠다.

심지어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은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이대 교수들과 교직원드의 발뺌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대학의 간부들이 장학금과 입시문제에 대해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지 알 것이다”라며 “최경희 전 총장, 김경숙 전 체대 체육대학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은 이화여대를 떠나라”고 막 몰아붙였다.

그러자 최경희 전 총장은 “저는 여태까지 이화여대가 제 모든 것이었다”며 학교를 떠나라는 장제원 의원의 말에 “심각하게 고민해보겠다”고 말해, 이를 지켜보던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최경희 전 총장은 건강악화를 이유로 끝내 저녁 청문회에 불참하고, 조기 귀가를 했다. 이날 최경희 전 총장은 청문회 시작 전, 사전에 미리 이대목동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있다고 청문회 위원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따라서 이날 최경희 전 총장의 조기 귀가에 대해 김성태 국조특위원장은 "최경희 증인이 오후 8시30분경 건강상태가 급격히 안좋아져 이대목동병원에서 응급조치가 이뤄졌다는 수석전문위원 보고가 있었다"며 "위원회 행정실은 진료경과 및 진료확인서 제출을 요청했다. 진료점검 이후 (출석 여부를) 위원회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 국민들은 최경희 전 총장의 아픔에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오히려 최경희 전 총장이 청문회장에서 불성실한 태도에 국민들은 크게 분노하며, 지금도 최경희 전 총장에게 진실을 요구하고 있다.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