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가 나타났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놓고 22일은 ‘우병우 청문회’를 예고하며 야3당은 우병우 전 수석을 단단히 벼르고 있었지만, 우병우 전 수석 ‘법률 미꾸라지’를 잡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모양새다. 우병우 전 수석을 넉다운 시킬 ‘결정적인 한방’이 없다는 것이다.

우병우 전 수석이 출석한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5차 청문회’에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석함에 따라 사실상 ‘우병우 청문회’가 될 것으로 예고됐다.

하지만, 국조특위가 애초 출석을 요구했던 18명의 증인 가운데 우병우 전 수석과 조여옥 전 대통령경호실 간호장교, 단 2명만 출석했고, 정동춘 노승일 박헌영 등 3명은 참고인으로 출석하는데 그쳤다.

그간 2차 청문회 출석을 피하기 위해 국회에서 발송한 출석요구서 송달도 피했던 우병우 전 수석이 뒤늦게 출석하면서 오히려 혼자만 집중적인 질문공세에 시달리게 됐다. 지난 2차 청문회에 출석했다면 김기춘, 고영태, 차은택 등 주요 증인들과 함께 국조특위 위원들의 질의를 받기 때문에 집중도가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민중연합당은 이날 오후 우병우 청문회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위증죄 추가된 우병우 청문회’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46일 만에 청문회에 출석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한 말을 요약하면 ‘그런 적 없다’이다”라고 지적했다.

민중연합당은 이어 우병우 전 수석의 청문회 답변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문제를 삼고 “청문회 출석을 피해 도망 다닌 적 없다. 정윤회 문건을 보기는 했지만 최순실은 만난 적 없다”면서 “장모를 통해 차은택을 소개받은 적 없다.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적 없다”고 지적하고,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우병우 전 수석의 말은 위증”이라고 단정했다.

민중연합당은 나아가 “2014년 6월5일 세월호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 핵심 증거 중 하나인 해경 상황실 전산 서버 압수수색을 막은 사실이 당시 담당검사를 통해 드러났다. 우병우의 장모와 최순실, 차은택이 수차례 골프회동을 가진 사실을 차은택이 진술했다”면서 “오늘, 청문회에 출석한 참고인 노승일은 차은택의 법적 조력자가 김기동 검사이며 우병우가 소개했다고 증언했다”고 관련 사실을 전제했다.

민중연합당은 다시 “‘국정 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 우병우 전 수석의 도피의 수단이 되었지만 이제 이 법에 의해 위증죄가 추가됐다”면서 “오늘 우병우 전 수석이 부인한 말들은 특검 수사를 통해 곧 사실로 밝혀질 것”이라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민중연합은은 이어 우병우 전 수석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민정수석’이란 완장을 달고 ‘파란 지붕’의 밀실 아래에서 휘두른 오만한 권력은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병우 전 수석의 청문회 답변 행태를 맹렬히 비난했다.

이와 같은 논리에 따르면, 우병우 전 수석이 청문회 불출석으로 국민 현상금이 걸리는 등 코너에 몰린 뒤에야 출석하면서 우병우 제 꾀에 스스로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청문회라는 공개 장소에서 국회의원들의 호통이나 향후 특검 수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발언을 피하고자 했지만 우병우 전 수석은 이날 출석하게 되면서 다른 증인이 불출석 한 이유로 혼자서만 더욱 거센 집중 질타를 받는 표적이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우병우 전 수석이 출석한 이날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들이 대거 불참한 것과 이전에 열렸던 청문회에 계속 불참 증인들이 발생한 것도 우병우 전 수석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우병우 전 수석이 출석 요구서를 아예 수령하지 않는 방법으로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 함께 국조특위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던 것이 다른 증인들의 불출석에 영향을 전혀 주지 않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불출석해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는 점이 널리 알려진 것도 우병우 전 수석의 불출석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병우 전 수석이 출석한 것과는 달리 이날 16명의 불출석 증인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을 비롯해 이전 청문회에서 불출석해 재차 출석 요구를 받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국회 국정조사 특위 활동 기간은 앞으로도 많이 남아 있다. 청문회를 또다시 열 것인지 여부 또한 여야가 합의할 사안이다.

본래 우병우 전 수석을 비롯해서 여당 국조특위 위원들과 K스포츠재단 임직원들 간에 사전 위증교사 논란으로 참고인으로 4명이 출석 요구를 받아 이중 3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증인으로 재차 출석 요구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불출석 의사를 밝힌 반면 K스포츠재단 정동춘이사장, 노승일 부장, 박헌영 과장은 이날 참고인으로 참석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국회에 출석했지만, 첫 질의가 개의 1시간 여만에 시작했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등이 연루된 위증교사 의혹을 두고 여야가 날선 공방을 거듭하면서한때 박범계 야당 간사가 고성을 지르는 험악한 사태도 연출됐다. 이때 우병우 전 수석과 조여옥 대위는 증인석에 앉아 있었다. 국회 국조특위는 위증교사 의혹을 특검에 수사 의뢰하기로 의결하고, 일단 이날의 우병우 전 수석 관련 청문회를 이어갔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결백하다는 이완영 의원의 주장이 진정성을 입증받기 위해서라도 간사 직은 사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완영 의원은 위증교사 의혹이 일기 전 간사 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위증교사 의혹이 일면서 이를 번복했다. 이완영 의원은 이날 청문회장에 자리를 지켰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한 김성태 위원장은 질문 기회를 주지 않았다.

같은당 장제원 의원도 “위증교사 의혹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위 전체 신뢰에 문제가 생긴다”면서 “이완영 간사의 진퇴 여부와 관계없이 이 시간부터 새누리당 간사 교섭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이같은 위원들의 의사를 충분히 인식한 듯 “위원회에 논란이 일고 이는 위증교사 의혹의 특검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선언했고, 위원회 결의로 위증교사 의혹의 특검 수사를 의뢰했다.

우여곡절 끝에 오전 11시께 국조특위는 이날 출석한 우병우 전 수석을 상대로 질의를 시작했지만 ‘법률 미꾸라지’ 우병우 전 수석은 ‘최순실 씨를 언제 알았느냐’는 등의 민감한 질문에 대해 “현재도 모른다. 언론에서 봤다”고 부인하는 등 “모른다. 없다. 안했다” 등의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해, 야당 위원들 노기를 승천케 했지만, 오후 6시 현재까지 우병우 청문회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우병우 전 수석의 답변 방식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청문회에 출석해서 내놓은 답변 행태와 매우 유사한 것이어서 향후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