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에게 5차 청문회란, ‘폭소’에서 ‘폭주’까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식 감정변화의 연속이었다. 노승일 전 부장 말 한마디에, 이완영 의원은 난색을 표하는가 하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가려진 민낯이 드러나기도 했다. 노승일 전 부장은 누가 뭐래도 이번 ‘5차 청문회’의 스타가 아닐까?

이날 5차 청문회에서 ‘우병우 전 수석’과 ‘조여옥 대위’를 향한 폭발적인 질의응답이 이어져야할 시간에, 청문회 X맨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찬물 끼얹기로 한동안 청문회 진행이 중단되며,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이완영 의원은 그간 ‘대기업 총수 비호’, ‘최순실 잔당 봐주기 질의’로 물의를 빚어왔으며, 최근에는 ‘청문회 위증 교사 혐의’로 의원직뿐 아니라 자칫하다가는 실형까지 받을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날 5차 청문회는 이완영 의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기회이자, 지금 혐의를 증명을 해야만 소중한 시간이기에 또 다시 그의 입은 원활한 청문회 진행이 아닌, 자신의 변호에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고 말았다.

▲ 5차 청문회에 나와 씁쓸히 물을 마시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모습

이완영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정치 공작이다.“면서 "박영선 의원은 노승일과 5시간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 야당은 숨어서 의혹을 제기하고 나아가 동료 의원에게 (위증) 범죄 의혹을 제기하는 이중 잣대를 대고 있다"며 박영선 의원과 노승일 부장 사이를 폭로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이 발언 도중 수없이 쏟아지는 야당 의원들의 반발에도, 이완영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마이웨이를 달성했다.

더불어 이완영 의원은 “"이번 청문회에서 신뢰회복을 위해 위증교사 했다는 허위 주장을 반드시 밝혀낼 것이다"라며 굳은 의지도 보이기도 했다.

이 광경을 노승일 전 부장은 연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노승일 전 부장은 “저도 말할 기회 좀 주십시오.” 라는 말과 함께 폭풍 같은 발언을 마구 쏟아냈다. 심지어 이완영 의원이 ‘됐어요’, ‘노부장’ 등 연신 노기에 가득 찬 목소리에도, 노승일 전 부장은 들은 체 만 체 노승일발 ‘폭주’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이날 노승일 전 부장은 “박헌영 과장하고 통화했을 때 박헌영 과장이 녹음하는 것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그런데 제가 녹음까지 하면서 후배를 죽일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저는 녹음을 안 했습니다.”라고 말해, 여태껏 청문회 X맨 역할을 톡톡히 해온 이완영 의원을 한순간 난처하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노승일 전 부장이 이완영 의원의 새로운 ‘호적수’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노승일 전 부장은 우병우 전 수석마저 분노하게 만들었다. 우병우 전 수석은 5차 청문회 기간 동안 수차례 차은택과 관계를 묻는 질문에, 전혀 모른다고 답변하며 의원들의 신물이 나게 만들었다. 이 정도로 완강한 모르쇠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김기춘 전 실장에게도 아킬레스건이 있었듯 우병우 전 수석의 철옹성에도 작은 흠집이 있었다. 우병우 전 수석의 작은 흠집을 낸 이도 바로 노승일 전 부장이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우병우 전 수석에 완강한 부인에 지친 나머지, 방향을 틀어 노승일 전 부장에게 “(우병우 전 수석의 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노승일 전 부장은 “국민이 알고 있을 것이다. 너무 파장이 커서…”라며 알고는 있으나, 말하기를 망설이는 듯했다.

이에 손혜원 의원과 김성태 위원장은 괜찮다며 다독이며, 노승일 전 부장이 알고 있는 진실에 대해 말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그러자 노승일 전 부장은 큰 결심을 한 듯, “차은택의 법조 조력자가 김기동인데, 이를 우병우 전 수석이 소개시켜줬다고 들었다”라며 폭탄발언을 던졌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오랫동안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던 우병우 전 수석의 미간에도 분노로 인해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