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 학생들 “살아나온 게 죄스러웠다” 눈물

세월호 생존 학생들 “친구들이 보고싶다. 기억해 줘” 박귀성 기자l승인2017.01.07l수정2017.01.0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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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998일째인 7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한 현장에서 구사일생으로 생존한 학생들이 촛불집회 무대에 올랐다. 세월호 참사에서 생존한 경기도 안산시 소재 단원고등학교 생존자 김진태 학생 등 8명이 3년만에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심경을 이야기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세월호 생존자입니다. 온전히 저희 입장 말씀드리기까지 3년 걸렸습니다”

무대에선 나지막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50만명이 촛불을 밝히고 지켜보고 있었지만 일순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조용해졌다. 이들 학생들은 “구조된 것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 탈출했다. 배가 기울고 물이 차올라 친구들이 남았다고 외쳤지만 무시하고 지나쳤다”고 말했다.

▲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앞둔 7일 오후 998일째날 세월호 생존 단원고 학생들이 먼저 떠난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었다. 이들 학생 8명은 유가족 부모들과 포옹을 하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시민사회단체 1500여 개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7일 세월호 침몰 사고 1000일을 맞아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 11차 범국민행동’ 집회를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2017년 첫 주말 촛불집회다. 이날 집회는 세월호 가족들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는 다같이 함께 하는 몸짓 공연과 합창 등에 이어 세월호 참사에서 생존한 단원고 학생들과 희생자 유족이 직접 무대에 올라 발언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당시 2학년 7반 생존자 김진태 학생 비롯해 설수빈, 양정원, 박도연, 이인서, 장예진 등 8명이 참석했다. 생존학생들이 세월호 참사 이후 공개석상에서 참사 관련한 발언하기는 처음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도와준 사람들께 감사하다”며 “3년이라는 시간 흘러 (나라에서) 감추고 숨기는 게 많아 제대로된 진상규명 못 할 거라 생각했다”고 시작해서 “친구들은 구하러 온다고 해서 정말로 구하러 온 줄 알았다. 해경이 왔다기에 별 일 아닌 줄 알았다. 그런데 친구들 평생 볼 수 없게 됐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들 학생들은 그러면서 “우리가 뭘 잘못했느지 모르겠다. 잘못이 있다면 세월호에서 살아나온 것이다”라면서 “유가족에게 죄 지은 기분이다. 우리들에게 원망하지 않고 걱정해준 모습을 보며 더 죄송할 뿐이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또한 “(유가족들을) 찾아뵙고 싶지만, 친구가 생각나 가지 못했다”면서 “우리도 친구들이 보고 싶은데 부모님은 오죽할까. 3년 지나 무뎌지지 않을까 싶어 찾아왔다. 유가족 분들이 우리를 보면 더 친구들을 보고싶어할까봐 걱정도 많이 했다”고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들은 아직도 친구들 페이스북에는 그리워하는 글 계속 올라온다고 했다. 카톡 같은 SNS 메시지도 계속 보내고 괜히 전화도 해봤다고 했다. 이들은 “친구들이 보고싶어 사진 보며 밤을 새기도 했다. 간절히 보고 싶다. 보고싶으니 꿈속에라도 한 번 나타나달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학생들은 그러면서 “이제는 저희도 용기를 내보려 한다. 너희 보기 부끄럽지 않게, 다시 만났을 때 너희에게 부끄럼지 않도록 진실을 밝히고 모두 책임 묻는 그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우리와 뜻을 함께하는 유가족과 시민 여러분께 감사하다. (먼저 간 친구들에게) 우리는 널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을께. 우리가 나중에 너흴 만나는 날이 오면 잊지 말고 18세 그 시절 모습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들 생존 학생들은 발언이 끝나자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유경근 세월호 가족 대표 등 부모들은 생존 학생들을 포옹하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한편, 퇴진행동에 따르면 이날 11차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에 시민 50만명이 운집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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