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청문회가 ‘맹탕 청문회’에 ‘썰렁 청문회’가 됐다. 국회 청문회가 열린 9일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은 겨우 5명뿐이고 나머지 19명이 불참했으며 이날 청문회 증인 중 불출석 사유서 제출도 없이 청문회에 불출석한 증인 및 참고인은 14명에 달했다. 그야말로 맹탕 청문회, 썰렁한 청문회가 됐다. 국회 청문회에 나온 청문위원들은 여야 모두 분기탱천했다.

국회 ‘박근혜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특별위원회’는 9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 제7차 청문회에 불출석한 청문회 증인 14명에게 오후 청문회에 출석하라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 9일 오전 국회 청문회에 겨우 3명의 증인이 출석한 가운데 이날 청문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김성태 위원장은 이날 노기탱천하여 불출석한 증인들을 고발조치할 것을 강력히 경고했다.

증인 및 참고인 24명 중 3명만 출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청문회에서 국조특위 위원들은 특히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윤선 장관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9473명 블랙리스트가 담긴 문체부 내부 문건 등을 제시하면서 “조윤선 장관이 청와대, 국가정보원과 일일이 상의하면서 이런 내용을 관리해 오고, (문화계 인사들을) 배제해 온 증거들이 명백하다”고 조윤선 장관을 강하게 성토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조윤선 장관에 대한 국무위원 해임의결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도 “오후에라도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오늘 날짜로 장관직을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를 무시하고 청문회에 나오지 않은 댓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줘야 한다는 노기의 표출이다.

국조특위는 앞서 지난 3일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블랙리스트는 없고,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로 조윤선 장관을 고발했다. 특검 수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조윤선 장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함께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하부 기관에 지시한 몸통으로 지목됐다.

김성태 특위 위원장은 노기등등하여 “모든 증인이 출석해 국민 앞에 실체적 진실을 고하고 용서를 구하기를 기대했으나 대다수의 증인들은 그 마지막 기회마저도 저버렸다”면서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에 따라 불출석 증인에게는 불출석의 죄 처벌을, 동행명령을 거부한 증인들에 대해서는 국회 모욕죄 처벌을 반드시 받도록 하겠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김성태 위원장은 “오후에 조윤선 장관 등이 출석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나오게 되면 한 사람 한 사람 바로 고발의 절차로 들어가겠다”고 단언했다.

김성태 위원장이 이날 청문회장에서 밝힌 고발 대상은 정윤회, 박관천, 홍기택, 안봉근, 이재만, 우병우, 조여옥, 박상진, 정송주, 정매주 증인 등 35명이다.

한편, 국조특위 청문회는 이날 썰렁한 청문회에서도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맞아 위원 전원이 기립해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묵념 시간을 가졌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