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지킴이 대학생들이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들은 서울 종로구 소재 일본대사관에서 두 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들은 본지 기자를 보자마자 “큰일났어요! 시민들이 쓴 수백만개 포스트잇이 모두 철거됐어요”라고 흥분했다.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들은 그간 일본 대사관 앞 도로에 있는 소녀상의 뒷벽을 구성하고 있는 제일모직 사옥 건물 공사장 보호벽이 건물공사가 모두 완료됨에 따라 7일 오전 공사장 인부들이 일방적으로 이 보호벽을 철거했다고 입을 모았다.

▲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들이 7일자로 소녀상 함께 406일을 버텨온 비닐천막, 소녀상 뒤로 있었던 공사장 보호벽이 철거되어 그간 보호벽에 시민들이 붙여 놓았던 수백만개의 포스트잇이 모두 하루 아침에 사라졌다. 아울러 7일현재 406일차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이들은 그동안 비바람과 눈, 한파를 견디던 비닐천막이 강제 철거 위기에 놓였다.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 중 김남희 학생은 “어제 아침 8시쯤에 소녀상 뒤에 보호벽에 붙여 있는 포스트잇을 공사장 인부가 떼고 있더라”면서 “‘이걸 왜 떼어내느냐’고 따지니까, ‘공사가 완공되서 이제 이 보호벽을 철거해서 반납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라며 몹시 안타까워했다.

▲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들이 소녀상 관련 기록을 해놓은 화이트보드다. 7일현재 406일차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이들은 그동안 비바람과 눈, 한파를 견디던 비닐천막이 강제 철거 위기에 놓였다.

김남희 학생은 “아무리 그래도 시민들 염원을 담은 수백만개 포스트잇을 이렇게 허망하게 떼어낸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무도 신경을 써주지 않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포스트잇이 사라진 배경을 설명했다.

김남희 학생은 이어 “공사현장측에서 말하길 2월19일 이후엔 전기가 끊길지도 모른다”면서 “작년 3월까지는 그래도 발전기가 있었는데... 발전기를 다시 사야될 것 같아요”라고 전기가 단전될 위기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김남희 학생은 이날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수백만개의 포스트잇을 공사가 끝났다고 해서 이렇게 허망하게 잃었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드는 듯 몹시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남희 학생은 또한 “이 공사장 건물이 제일모직인데 반대쪽은 일본 대사관이고... 야쪽 사이에서 우리가 소녀상을 잘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우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김남희 학생은 또한 “서울시나 정치인들, 시민단체 어른들이 좀 도와줘야할 것 같다”면서 “저희들은 대학생이니까 몸으로 고생하는 것은 얼마든지 해왔지만 지금 이시점에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김남희 학생은 ‘그간 정치권에선 누가누가 다녀갔는가?’라고 묻자 “이재명 성남시장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다”면서 “대선 주자들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일본이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고 독도를 가지고 ‘다케시마 날 행사’를 곧 하겠다며 난리는 치는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너무 무심한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와서 사진이나 찍으려는 대선후보들은 거부하겠다”고 뼈있는 푸념을 쏟아냈다.

김남희 학생은 나아가 “시민단체 여러분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이나 포스터 등) 것들은 아직 공사장 한쪽에 창고처럼 보관하고 있는데, 그것도 곧 치워버릴 것 같다”면서 “건물이 완공돼 (건물주 측에서) 우리 소녀상 지킴이 비닐천막도 치우라고 하면 그땐 정말 대책이 없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김남희 학생은 본지기자에게 “꼭 좀 많이 알려주시라”면서 “하루 빨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이곳 소녀상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측을 할 수 없다. 앞쪽은 일본 대사관이고 뒤쪽은 제일모직이기 때문에...”라고 말을 흐렸다.

한편, 이들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들은 지난 2015년 12월 2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한일협정이 불가역적으로 체결됐다는 박근혜 정부의 발표와 동시에 소녀상을 불시에 철거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길거리로 나와 두해 겨울 혹한을 이곳에서 비닐천막을 치고 같은 대학생끼리 서로 교대해가면서 24시간 소녀상을 지켜왔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