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가족은 우선 제목부터 공감대가 형성된다. 초인가족은 남들보다 특출날 것 없지만 초인의 가능성을 애써 찾으려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장 보통의 가족이지만 공감할 수 있는 특출남이 초인가족 시트콤의 주제로 보인다.
 |
| ▲ 초인가족으로 국민탈랜트 박선영이 돌아왔다. 20일밤 박선영은 초인가족에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등장했다. 초인가족에서 박선영의 모습은 과거 젊은 연애 세대 배역을 도맡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다. |
초인가족에는 10년을 넘게 우리곁에서 사라졌던 박선영이 초인가족의 중요 배역을 맡았다. 박선영이 SBS를 통해 귀환한 것이다. 당연히 초인가족으로 귀환한 박선영에게 시청자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초인가족에서 보여주는 박선영의 이미지는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박성영은 일단 20일밤 첫 방송된 SBS 초인가족에 등장했는데, 초인가족은 과거 연속극과는 달리 주인공 일변도로 스토리를 전개하는 방식이 아닌 초인가족 구성원 전체의 이야기를 폭넓게 조명했다. 초인가족은 이 시대를 어렵사리 살아내고 있는 평범한 우리 모두가 ‘초인’이라는 주제를 설정하고 평범한 회사원과 주부, 학생들의 이야기 속에서 특출한 무엇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초인가족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성 그리고 풍자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미니 드라마다.
이 시트콤 초인가족에서 박선영은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늘 적자투성이 가계부를 쥐고 나온다. 과거 젊은 열애의 아이콘 역할과는 차이가 있다. 박선영의 배역은 이미 자녀가 있는 가정주부다. 시청자들이 ‘망가졌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초인가족 속에서 박선영의 연기도 많은 차이가 있다. 과거 연애에 빠지는 젊은 숙녀의 배역은 늘 단아하고 얌전하며 뭇 남성들이 꼭 한번 사귀어 보고 싶은 어여쁜고 조신한 여성의 이미지였지만, 초인가족에서 박선영은 가계부를 꼼꼼히 챙기면서 적자투성이를 한숨으로 매우는 평범한 초인가정 주부다. 하지만 박선영은 내일의 희망을 잃지 않은 남편을 두고 있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대한민국 주부 9단, 맹라연 역할이 초인가족에서 박선영이다.
초인가족 첫회 방송은 승진에 또 실패해 신세를 한탄하는 만년 과장 나천일(박혁권 분)과 그런 나천일을 보고도 대수롭지 않게 대응하는 아내 박선영(맹라연)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초인가족 주부로 등장하는 박선영은 그렇다고 이해심 많은 큰손 주부 역할도 아니다. 때론 제법 성질도 있고 가정경제를 위해서라면 ‘악착’도 드러내는 초인가족 내무부장관이다.
박선영은 오래동안 안방을 떠나 있었다. 지난 2002년 KBS 장희빈에 출연하여 많은 팬들을 확보하면서 존재감을 심기 시작했고, 지난 2006년 ‘101번째 프로포즈’를 마지막으로 안방극장을 더난 후 11년만에 SBS 드라마 초인가족으로 우리곁에 다시 돌아왔다. 처녀에서 아줌마로 변신한 것이다. 지난 2011~12년 에는 참짠 총합편성채널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서 MC를 맡기도 했다. 초인가족에서 박선영은 재미와 공감 가득한 시트콤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과거엔 젊은 선남선녀가 그녀의 마니아층이었다면 이젠 전국의 주부들을 대변할 것이다.
20일 첫 방송된 SBS ‘초인가족 2017’은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삶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초인가족 2017 (극본 진영·연출 최문석, 이하 초인가족)’에서 나천일(박혁권) 가족은 어중간한 삶을 살고 있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중간 정도.
초인가족에서 나천일은 준비한 프로젝트를 입사 동기인 김 팀장에게 밀리고 승진에는 실패한다, 월차를 냈다. 그는 이렇게라도 사무실 직원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알아주길 바라며 연락을 기다렸지만 안무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누구도 자신의 존재을 알아주지 않는 듯한 ‘왕따’의 불안한 마음에 박대리(김기리)에게 문자를 보냈으나 돌아오는 건 단답의 메시지뿐. 나천일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초인가족이 평범한 중간가족인 대목이다.
초인가족의 주부 맹라연(박선영)은 다섯 딸 중 셋째 딸로 딱 가운데다. 어느 날, 친정엄마는 언니와 동생들에게 금 팔찌를 챙겨줬지만 자신에겐 허름한 장신구를 선물해 맹라연은 이를 몹시 분개했다. 딸 나익희(김지민)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 외모, 운 등이 모두 중간인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절친 배민서(강은아)는 답을 밀려써서 성적이 오르는데 자신은 그런 운까지 따라주지 않아 좌절했다. 여기에 그는 짝사랑남 공윤(홍태의)과 함께 조별과제를 하려 했지만 우연히 배민서가 공윤과 함께 조별과제를 하게 돼 우울해했다. 관찰해보면 초인가족은 제목과는 다르게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을 겪으며 사는 우리들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초인가족에서 나익희는 귀가 후 화를 냈다. 이런 딸을 보고 맹라연은 “난 네가 너무 작게 태어나지 않아서 감사했고 자라는 속도도 너무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아서 순간순간 행복했어. 중간으로 산다는 건 있지. 정말 서럽고 섭섭하고 억울하고”라며 위로를 하다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티도 안 나는 거야. 그래 울어 울어”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나천일은 "15~6년 전이지. 수많은 정자 중에 1등이 너야. 게다가 속도위반으로 찾아온 1등이니까 2관왕이라 봐야지. 놀랍지?"라고 나익희를 위로하려 했다. 하지만 나익희는 "엄마~ 아빠가 이상한 얘기해. 아빠 극혐. 징그러워 죽겠어"라고 했고 나천일은 뭐가 어떠냐는 식으로 "5만 마리 정자 중에 1등이라고. 속도위반까지 해서 2관왕이라고"라고 해 맹라연은 "미쳤어. 변태야?"라며 핀잔을 줬다.
초인가족에서 맹라연도 엄마의 팔찌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된다. 맹라연의 엄마는 “나는 그 팔찌가 제일 좋았어.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거 주고 싶었는데 엄마가 생각이 짧았다. 엄마가 네 마음에 드는 이쁜 팔찌 하나 사줄게”라며 “우리 셋째가 제일 믿음직스럽고 제일 고맙고 제일 미안해”라고 하자, 맹라연은 그간의 엄마에 대한 원망을 접고 오히려 미안해했다.
초인가족 가장 나천일도 자신의 회사에서의 존재감을 다시금 확인하면서 삶의 활력과 직장 안에서의 행복감을 다시 맛보게 된다. 부장의 ‘오늘의 명언’ 문자가 온 데 이어 ‘우리 나과장 잘 쉬었나’라는 말에 나천일은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또 소머리국밥 맛있는 집을 알려달라는 대리의 문자와 ‘과장님 내일은 오시죠?’라는 팀원의 문자가 잇따라 오면서 나천일은 자신의 존재감을 흠뻑 확인하며 흐뭇해한다. 초인가족 가장의 마음 속에는 그간 잊혀진 존재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를 지워나가는 과정을 꼼꼼히 묘사했다.
초인가족에서 나천일은 주류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중각 관리자다. 나천일은 아프다는 핑계로 월차를 냈지만, 왠지 회사가 자신을 찾아주지 않는 것만 같아 몹시 서운해하며 우울하기만 했다. 나천일이 먼저 직장 선후배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이 “바쁘다”, “네” 등 단답형일 뿐이다.
초인가족 맹렬 주부 맹라연은 남에게 있는 게 자신에게 없으면 서운해하는 평범한 주부의상을 잘 그려냈다. 초인가족에서 맹라연은 딸 다섯 중 셋째의 설정으로 그런 셋째딸의 설움에 목이 멘다. 친정에 간 맹라연은 다른 자매들에게만 금부터 진주까지 값비싼 보석 장신구를 챙겨주고, 자신에게는 가짜 팔찌를 던져주는 친정 엄마 조여사(김혜옥 분)에게 몹시 서운해 하며 “내가 아들이야, 며느리야”라고 빽 소리를 지르고 집으로 돌아와 버린다. 열심히 비빔밥을 비벼 먹으며 눈시울을 붉히는 맹라연에게 나천일은 “나도 그 마음 알아. 위에서 눌러, 밑에서 치고 올라와. 책임은 전부 중간인 내가 진다”면서 “먹어, 먹고 풀어”라고 위로한다. 초인가족이 평범한 우리 이야기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내 초인가족 가장은 나천일은 “당신은 얼굴도 안보고 데려온다는 셋째 딸이다. 얼굴을 봤으면 넷째나 다섯째 처제를 데려왔겠지. 당신은 액면으로 보면 첫째로 보이고, 힘도 제일 세다”고 말해 맹라연을 분기탱천하게 부채질하고 만다. 그러나 친정 엄마의 진심은 달랐다. 맹라연에게 전화를 건 조여사는 “그 팔찌는 아빠가 청혼할 때 줬던 팔찌다. 줄 때 가짜인 줄 알면서도 난 그게 가장 예쁘더라. 제일 마음에 들어서 준 거였는데 엄마 생각이 짧았다. 엄마는 네가 제일 미안하고 고맙다”고 자신의 진심을 전한다. 비록 설정은 초인가족이지만 이 얼마나 평범하고 사소한 행복인가?
초인가족에서도 여지 없이 연애를 등장한다. 초인가족도 우리 드라마에서 ‘연애’라는 필수적인 구성요소의 한계를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초인가족에서 딸 역할의 익희는 남몰래 짝사랑하는 공윤(홍태의 분)과 같이 과제를 하는 친구 배민서(강은아 분)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이런 익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변함없는 낮은 성적보다도 다정한 공윤과 민서의 모습이다. 질투로 솟아오른 분노를 주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초인가족이라는 제목답지 않게 사랑하는 법에 서투른 나천일은 또다시 맹라연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 부장(엄효섭 분)에게 아내에게 사랑받는 법을 전수받은 나천일은 아내의 사진을 보정해 지갑에 넣어다니지만, 이런 사실을 알게된 맹라연은 “내 모습이 부끄럽냐”면서 “나도 인천 바지락 아가씨 출신이다. 나도 일하는 아줌마 쓰고 맛사지 받으러 다니고 싶다”고 눈물을 쏟아낸다. 초인가족은 연애하고 결혼하고 나이를 먹어가는 평범한 과정 속에서 갖게 되는 한 가족의 심리를 리얼하게 묘사했다.
나천일은 맹라연에게 “요즘 사진이 없어서 그랬다”고 가족 사진을 찍자고 제안한다. 딸 익희는 “사진 안 찍는다”고 버티면서도 경극 화장을 하고 나와 시청자들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초인가족에 등장하는 세 사람은 갖은 노력 속에 아름다운 가족사진을 완성해냈다. 초인가족 이름이 결코 무색하지 않은 스토리전개다. 초인가족의 다름 이야기가 기대된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타워크레인 안전 관리 ‘AI 인공지능’ 시대 도래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