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특검 연장을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이같은 요구를 당이 뒷받침 해줄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시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소재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 연장 관련 입장 발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가 특검 (수사기한) 연장을 거부할 경우 국회는 황교안 총리에 대한 탄핵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특검 연장을 주장함과 동시에 특검 연장에 대해 좀처럼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황교안 권한대행을 강하게 압박했다.

▲ 이재명 성남시장이 2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안 총리의 특검 연장 승인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특검 수사기간 연장 문제와 관련 “황교안 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가 특검연장 승인을 거부하거나 국회의 특검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국회는 황교안 총리에 대한 탄핵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만일, 황교안 총리가 특검 연장을 거부할 경우 황교안 총리 스스로 박근혜 대통령과 공범임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여전히 특검이 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데, 청와대 압수수색과 박 대통령 대면조사는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304명의 시민이 죽어가는 동안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지, K-미르 재단에 거액의 돈을 상납한 다른 재벌총수들은 어떤 대가를 받았는지, 최순실 일가의 수천억원대 재산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특검이 풀어야 할 과제들은 여전히 산적해 있다”고 특검을 연장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열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황교안 총리는 대통령 권한 대행일 뿐 국정의 중차대한 문제에 권한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면서 “국민과 국회의 요구대로 특검 연장에 동의하는 것이 황교안 총리의 의무”라고 황교안 권한대행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그러면서 “제1야당인 우리 더불어민주당의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단순히 정권을 교체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세상과 역사를 만들기 위해 특검 연장을 위한 민의를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의 촛불민심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촛불민심에 숟가락이나 얹고자 하고 있는 현재 상태로 보아 당차원에서 이재명 시장의 촉구에 귀를 기울일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 연장 거부가 총리 탄핵 요건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황교안 총리는 원래 박근혜 대통령과 같이 탄핵되거나 사임했어야 할 사람”이라며 “특검 연장 거부야말로 새로운 역사, 과거 청산을 위한 거대한 민심을 어기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국민을 대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시장은 그러면서 “연장 승인을 거부하거나 국회에서 통과한 특검안을 거부한다면 새로운 탄핵 사안에 포함된다고 본다”고 법률적 해석도 덧붙였다.

이재명 시장은 이에 더 나아가 “이런 사안은 당연히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사안에 해당한다”면서 “이미 테러방지법도 국회 직권상정으로 통과되지 않았느냐. 테러방지법보다 특검 수사나 세월호 특검 통과가 더 긴급한 필요성이 있다”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도 요구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정조준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미 야성(野性)을 잃어버린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우회적인 충고도 내놨다. 거리에 나온 민심은 결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단지 정치적 대안이 없기에 정치적인 방황을 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제16차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던 저녁 무렵 ‘박근혜탄핵 비상국민행동’의 박석운 상임 공동대표는 연단에 올라 “박근혜 탄핵 국면은 야당도 각정을 해야 한다”면서 “꼭 해야 할 일은 방기하고 있는 국회의 최근 동향이 심히 걱정스럽다. 지금 국회시계는 작년 12월 9일자로 멈춰 서 있다. 국회가 마땅히 해야 할 적폐청산과 개혁입법 과제를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박석운 대표는 이어 “세월호참사특별법 개정, 백남기특검 실시, 언론장악방지법 개정, 성과퇴출제 중단, 한국사교과서 국정화금지법 제정, 한반도 사드배치 중단 등 6대 당면현안과 그리고 30대 시급한 개혁과제는 하나도 해결되지 못한 채 그냥 넘어가고 있다”고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야권 대선 주자들 모두가 대선 지지율과 표몰이에만 혈안이 돼 있을 뿐 정작 박근혜 탄핵 등 수많은 정국현안에 대해서는 촛불민심을 올곧게 대변하지 않고 납작 엎드려 있는 현실에서 터져나온 이재명 시장의 주장이 더불어민주당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재명 시장은 이에 대해 “제1야당인 우리 더불어민주당의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단순히 정권을 교체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세상과 역사를 만들기 위해 특검 연장을 위한 민의를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는데, 문재인 체제로 굳어진 당의 모양새가 이재명 시장의 촉구에 무게를 둘 것인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