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와 김평우 변호사 설전이 뜨겁다. 김평우 변호사는 헌재 이정미 재판관에게 막말을 쏟은 후 22일 헌재에 출석해선 이정미 재판관에게 미안했던지 ‘오늘은 초콜렛을 많이 가져왔다’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잡았다. 하지만, 헌재는 또다시 김평우 변호사의 날선 발언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헌재의 대통령 탄핵 심판 16차 변론에 참석한 김평우 변호사는 이정미 재판관이 아닌 그간의 탄핵 전반에 대한 생각과 국민 분열 관련해서 위험수위를 넘어서는 거친 발언을 마구 쏟아냈다.

▲ 헌재가 오는 27일을 최종 변론일로 잡고 22일 김평우 변호사의 푸념을 들어주고 추가 증인 증거를 모두 받지 않겠다고 결정하고 강일원 현재 주심 재판관 기피신청 역시 각하했다.

김평우 변호사의 이같은 독설이 있은 후 대통령 대리인단 측은 헌재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인 강일원 헌재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했다. 이들이 강일원 재판관을 붙잡고 기피신청을 한 이유는 강일원 재판관이 그간 증인 심문에서 ‘마치 국회를 대변하는 듯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 측 조원룡 변호사는 22일 헌재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서 “강일원 재판관이 소위 쟁점 정리라는 이름 아래 국회가 준비서면이라는 불법적 방법으로 소추의결서를 변경하게 하고, 변경한 소추장으로 재판을 불공정하게 진행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헌재법 24조 3항은 ‘재판관에게 공정한 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당사자는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을 인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회 측은 이의를 제기하고 “소송 지연의 목적이 있을 때는 각하할 수 있다는 조문에 따라 각하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

대통령 측 변호인인 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은 지난 20일 오전 헌재 탄핵심판 사건 15차 변론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날 재판부의 변론 종결 선언 이후 심판 절차 진행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변론 기회를 얻으려 했으나 제지당했다.

헌재는 대통령 측 기피신청 심리를 위해 잠시 휴정했다. 이는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 측이 헌재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헌재는 대통령 측 기피신청 심리를 위해 잠시 휴정했다. 헌재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헌재의 선고가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3월13일 전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헌재는 22일 오전 안종범 (58 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신문을 끝으로 증인신문을 마무리했다. 재판관회의(평의)에 들어가기 전 공식적으로 24일 최종변론기일만 남겨둔 상황이다.

최종변론기일은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 여부에 따라 유동적인 상황이지만 헌재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내놓더라도 헌재가 출석 시점을 한참 뒤로 미룰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전회차 변론기일에서 헌재는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하면 국회측과 재판부의 심문을 받아야 한다고 못 박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하는 여부를 두고 고심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이 확정되면 신문사항 검토와 경호 문제 점검 등의 이유로 최종변론 기일이 27일이나 28일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도 헌재는 2주일가량 열리는 평의를 거쳐 3월13일 전 헌재 선고가 가능하다.

하지만 헌재 대통령 대리인단 측은 이날도 대통령 출석 문제를 헌재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 대통령 대리인단 관계자는 “헌재 출석이 필요하다는 변호인들의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고 청와대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헌재 출석 시점을 여유롭게 잡아달라는 점을 헌재와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헌재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은 물론 청와대 참모진도 대통령이 직접 헌재에 출석해 자신의 생각을 담담히 밝히는 게 낫다는 기류지만 여전히 출석 시점과 헌법재판관 및 국회 소추위원 측의 신문을 받아야 한다는 헌재의 방침이 걸림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헌재 대통령 대리인단 측이 막판 정세균 국회의장 등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에 관여한 관계자들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헌재가 이들을 증인으로 채택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었고, 22일 오후 대리인단의 추가증인과 증거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헌재 대리인단 측이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국회사무처 의사국장, 각 당 원내대표, 탄핵소추안 발의 의원들을 대거 헌재 증인으로 신청한 것은 막판까지 선고 일자를 늦춰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훗날 헌재 탄핵소추안이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을 부각해서 논란의 여지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헌재의 선고기일은 3월10일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오전에 선고를 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단 하루의 여유도 없이 헌재 이정미 권한대행의 퇴임일에 맞춰 선고를 내리는 것은 헌재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만큼 9∼10일쯤 선고를 내리는 것을 우선 검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대통령 대리인단은 헌재 이정미 권한대행의 퇴임일에 쫓기듯 무리한 선고를 내린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헌재 7명의 재판관이 탄핵 결정을 내리는 상황을 피하려는 헌재의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또한 이날 김평우 변호사 등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재 강일원 주심재판관을 문제 삼고 기피신청을 한 것에 대해 ‘한놈만 팬다’는 것으로 어떻게 해서든 탄핵심판 기일을 지연해보려는 작전의 일환이 아니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헌재는 이날 오후 재판관들의 숙의를 거쳐 이를 강일원 주심 재판관 기피신청을 각하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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